영하 10도 한파 연료난 강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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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4일 아침 전국에 올 겨울 들어 첫 강추위가 밀어닥쳐 서울 지방이 영하 10도2분의 모진 추위에 꽁꽁 얼어붙었고, 춘천 영하 9도3분, 수원·인천 영하 9도2분 등 중부 지방이 대부분 영하 9도 이하로 수은주가 떨어졌으며 전방은 백암산의 영하 23도 등 모두 영하 20도 안팎의 혹한에 휩싸였다.
또 추풍령이 영하 8도2분까지 떨어지고 대전 영하 7도4분, 전주 영하 5도8분, 대구 영하 4도9분, 부산 영하 2도2분 등 남부 지방도 제주를 빼고 모두 영하 2∼7도의 추위를 보였다.
중앙관상대는 몽고 지방에서 확장된 차가운 대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밀어닥친 이번 추위는 4일 낮 중부 지방 최고 기온이 영하 3도에 머물러 5일 아침에도 중부 지방은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를 보이다가 6일부터는 평년 기온 (중부 평년 영하 3∼4도)으로 회복되겠다고 말했다. 관상대는 계속 강한 북서풍이 불고 대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화재 예방에 각별히 주의토록 당부했다. 4일 아침 전방 고지 기온은 최저가 다음과 같다. ▲백암산=영하 23도 ▲적근산=영하 22도 ▲대성산=영하 21도 ▲향노봉=영하 16도 ▲대우산·건봉산=영하 15도
연료비 인상설에 자극되어 「에너지」 품귀 소동을 빚는 가운데 4일 전국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갑작스런 한파가 몰아닥쳐 난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각급 학교·병원·「아파트」 및 경찰 보호실 등에서는 추위에 떨었다. 또 난방 시설을 갖추지 못한 완행열차가 2시간 이상씩이나 연착하는가하면 특급을 제외한 대부분의 열차가 연착 사태를 빚어 탑승객들이 동태 열차 속에서 몸을 움츠렸고 마중 나온 시민들이 추위에 떨다 되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상오 5시36분 용산역 도착 예정인 부산호발 제164호 열차는 2시간13분이 늦은 7시49분에, 목포발 제188호 열차는 2시간5분이 늦은 9시25분에 도착, 대부분의 완행이 2시간씩 연착했다.
또 상오 4시46분 서울역 도착 예정인 부산발 제102보통 급행 열차도 51분이 늦은 5시54분에야 도착했다.
이같은 열차 연착에 대해 철도청 관계자들은 난방 시설이 없는 열차가 도중에 수증기 송수관 등이 얼기 때문에 이를 녹이는 등으로 시간을 뺏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에너지」 품귀로 제한 난방을 해온 각 「아파트」 입주자들은 모자라는 실내 기온을 올리기 위해 전기용품 등 보조 난방 기구를 총동원했고 난로를 제대로 피우지 못한 각 경찰서 보호실의 피의자들은 밤새 추위에 떨기도 했다.
지난 2일로 「벙커」C유가 떨어져 3일 낮에 「보일러」를 가동하지 못했던 서울 종로구 이화동 이화「아파트」는 3일 저녁 기온이 계속 내려가자 8시에야 겨우 동숭동 경유 판매소에서 1「드럼」에 1만1천원하는 경유 2「드럼」을 사 겨우 2시간30분 동안 「보일러」를 가동했다는 것.
서울 관악구 흑석동 177의 8 성모병원(원장 곽경섭·40)은 지난 11월26일 중앙 석유로부터 「벙커」C유 40「드럼」을 사왔으나 앞으로 이틀밖에 버틸 수 없는데도 대리점에서는 재고가 없다면서 공급하지 않아 현재 38명의 입원 환자에 대한 난방 문제가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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