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처럼 움직이는「포드」 경호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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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포드」 미국 대통령이 김포공항에서 그의 전용기 「공군 1호기」로부터 내린 이래 시청 앞의 도심을 통과하기까지 줄곧「오픈·카」를 2개에 나눠 탄 사나이들이 뒤따랐다. 그림자처럼 바짝 대통령을 감싸며 앞뒤로 따라다니는 건강한 체구의 사나이들은 대통령의「시크릿·서비스」를 맡고 있는 「보디가드」들.
박 대통령과 함께 「포드」 대통령이 탄 대통령 전용 승용차가 김포공항의 관문을 미끄러져 빠져 나올 때부터 경호원들을 태운「오픈·카」는 바로 뒤따랐다.
「칼라·와이샤쓰」를 입은 경호원들은 겉보기엔 친절한 신사처럼 보였지만 그들은 차가 달릴 때 전후좌우로 날카로운 시선을 돌리며 주위를 감시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대통령의 신상에 만일의 불상사가 일어났을 때는 탄환처럼 뛰어드는 방패가 된다.
그들은 언제나 웃옷단추를 풀고 「유사시」2, 3초 사이 즉발 할 수 있는 대응체제를 갖춘 듯 여유 만만했다.
「보디가드」중에는 「포드」 대통령과 꼭 닮은 대머리의 키 큰 사나이「리처드·카이지」씨가 대통령의 화신처럼 어른거렸다. 키는 1백80cm가량. 체중90kg가량의 거구.
대통령수행원의 한사람은 저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노·코멘트」. 대통령의 숙소인 조선「호텔」에 이르기까지 경호원들은 한시도 머리를 가만두지 않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경호원들에 못지 않게「포드」대통령을「본드·케잉스」같은 가방을 든 해군장교복 차림의 한 사나이가 바싹 뒤따랐다. 박 대통령의 영접을 받을 때도 그는「포드」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랐고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는 경계태세. 그가 바로 전 미국을 방위하고 만일의 경우 핵병기의 발사를 지령할 수 있는 암호문과 통신장치를 갖고 있는「블랙·박스」를 든 사나이라는 것. 수행자「리스트」에 다른 그의 이름은 대통령부관인「T·스티븐·도드」해군소령. 의젓한 자세로「포드」 대통령의 오른쪽. 한 발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는 으레 귀에는「이어폰」, 왼쪽「커프스」안에 팔찌를 끼었다. 대통령이 연설할 때는 반드시 청중을 향해 우뚝 서 있고 고성능무전기를 가슴 안에 뻗친 가느다란「코드」는「와이샤쓰」밑에서 귀의「이어폰」에까지 연결된다. 왼손의 팔찌에「버튼」의 「스위치」가 달려 비상시에는 경보가 울려지도록 돼있다는 것.

<프레스·센터> 외신 기자 3백명|그랜드·볼룸이 프레스센터 국제 전화·텔렉스 등을 설치|통신 시설에 만
「포드」방한을 계기로 우리 나라는 일시에 가장 많은 외국기자단을 맞았다. 백악관출입 1백54명, 일본 등 제3국에서 온 취재기자93명, 주한외신 기자56명 등 3백3명이 서울에 몰렸다.
문공부는 이들을 위해 조선 「호텔」「그랜드·볼룸」전체를「프레스·센터」로 만들고 이 안에 일반전화 20회선·국제전화 49회선에 20대를, 「텔렉스」는 22회선에 52대를, 타자기는 25대를 설치했다.
국제 전신 전화국 조선 「호텔」분실에 파견된 체신부직원은 68명(통신사38명·교환원14명). 특히 교환원은 미모가 뛰어나고 외국어에 능한 여직원을 배치했다.
「포드」대통령이 방문하는 미2사단에도 국제선과「텔렉스」가 각각 2회선씩 설치됐고 김포공항 및 국립묘지 등에도 모두 83회선의 전화가 설치됐다.
지난4월에 도입된 영국「필립스」사 제품의「칼라·텔레비전」중계차가 동원되어CBS「텔레비전」은 22일의 저녁행사를 일본을 경유해 미국 본토의「모닝·쇼」에 우주중계하며 NBC 「텔레비전」은 직접 금산중계소를 거쳐「칼라」중계를 할 계획이다.

<포드 식단 한국 전통 음식>「신선로」·「구절판」·「전유어」등으로
방한 첫날「포드」대통령을 위한「스테이트·디너」는 신선로·구절판·전유어 등을 중심으로한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음식으로 식단이 짜여졌다. 이날의「메뉴」는 고 육영수 여사가 생존시 외국귀빈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이번에는 흰쌀밥 외에 비빔밥과 밤밥이 추가된 것이 특색.
「스테이트·디너」를 주관하고 있는「워커힐」요리「팀」은 젓가락질이 서투를 것에 대비, 3가지 밥들을 모두 틀에 찍은 뒤 주발대신 접시에 내어놓기로 했으며 무우와 시금치·표고버섯을 혼합한 3색 나물을 곁들이기로 했다. 「워커힐」요리「팀」은 이미 1개월 전부터 식단작성에 착수, 전유어·고기구이 같은 음식은 한국요리 본래의 조촐하고 얌전한 모양을 약간 벗어나서「비프스테이크」같이「볼륨」있고 중후한 모양으로 만들기로 했으며 특히 손님들의 입맛을 감안하여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던가 마늘을 약간 덜 넣는다던가 하는 배려를 했다.
요리「팀」은 20일 하오까지 의전 관계자들과 함께 3차례의 시식회를 가졌으며 모든 과정을 과거「아이크」「존슨」 대통령 방한 때 관여했던 요리연구가 유계완씨와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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