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과 자초한 전중의 당정 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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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나까」 일본 수상은 11일 단 하룻 동안에 두 개의 좌절을 겪어야 했다. 하나는 이른바 금맥 문제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그 해명이 완전히 실패, 오히려 논란의 불길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가 된 것. 또 하나는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개각이 당내 중간파마저 이반 시켜 사면초가에 빠졌기 때문이다.
【동경=박동순 특파원】일본국민에게 처음으로 금맥 문제를 해명하는 이날 기자회견의 TV중계는 단연 인기「프로」.
회견 중에 전력수요가 15만㎞나 늘어났다. TV 댓수로 환산하면 1백여 만대가 동원된 것. 그러나「다나까」수상은 의견시간의 3분의1을 차지한 금맥 문제에서 「조사중」이라고만 되풀이할 뿐. 납득할만한 해명을 못해 국민에게 석연치 못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평소의 박력은 자취도 없이 당황하고 때로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목이 메이기도 한 「다나까] 수상의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오오히라」 장상은 『어떤 일이 있어도 화내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얘기다.
TV중계를 지켜본「후꾸다」씨는 『슬픈 일이라 할까, 다시는 이런 회견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면서 초연한 표정을 지었다는 소식.
일본 「매스컴」은 『도의심의 결여』를 신랄하게 추궁하는 논평들을 싣고 있다.
뒤이어 단행된 개각에 대한 반응은 더 신랄하다.
21명의 각료 중 12명을 갱질 한 이번 개각은 일단 파벌균형에 안안한 실무형 내각의 성격을 띠고 있으나 『「포드」미 대통령 환영인사』「최후의 만찬』(복전) 등으로 불길하게 명명되었고 심지어 「다깨시다」관방장관까지도 『폐막체제란 소릴 듣는 것 아니냐』고 기자들에게 묻기도.
중요한 것은 개각자체에 대한 반발이다. 『기상천외·청천의 벽력·반대이전의 짓』(복전), 『명분 없는 개혁이다. 민심을 위배한 정치는 성립이 안 된다』(삼목). 『「다나까」정권 최후의 발악』(사회당),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공산당)등 사뭇 신랄하며 일본신문들도 개각의 필요성에 의문을 표명하는 사설을 일제히 게재했다.
특히 자민당 중진으로서 중도적인 「시이나」 부총재와 「호리」씨마저 불만을 품고 협력을 거부, 「시이나」씨는 조각작업에 참석치 않은 채 사무실에서 손톱을 깎고있었고 「호리」씨는 입각권유를 거부, 『천하에 바보 짓』이라고 분개했다는 소식.
이로써 「다나까」수상은「후꾸다」·「미끼」 등 반주류파 이외에 중도적 인사들의 지지마저 잃었으며「오오히라」·「나까소네」파의『원 심화 경향』마저 겹쳐 사면초가다. 심지어 「나까소네」마저도 『나도 장례 위원장이 되기는 싫다』고 기자들에게 실토했다는 얘기다.
그럼 「다나까」수상은 왜 이 싯점에서 개각을 강행했는가?
한마디로 『무엇인가 움직이길 않으면 쓰러진다』는 「움직이는 수상」의 성격 때문이라는 평가다.
「포드」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때까지라도 주목을 돌리기 위한 연명작전이라는 얘기며 실장은「다나까」수상 자신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지 못한 채 정세변화에 대응해서 임기웅변으로 대처해가고 있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이점이 눈앞의 사소한 대책에만 골몰, 길게 내다보지 못한 「워터게이트」사건의 전철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으며 12월 들어 열릴 임시국회가 하나의 결정적 국면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있으나 일반적 결론은 「다나까」수상에게 비관적이다.

<새 내각 파벌 분포>
▲전중파=4명 ▲대평파=3명▲중맹근파=3명▲복전파=2명▲삼목파=2명▲수전파=1명▲추명파=1명▲선전파=1명▲무파=2명▲참의원=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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