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당분간 공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여-야 합의에 따라 1일부터 새해 예산안의 예비심사에 들어가려던 국회 각 상임위는 일체의 상임위활동에 불응키로 한 신민당의 강경 방침에 따라 당분간 공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신민당은 이날 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31일의 정치의안 심의 시한이 지나도록 개헌특위 구성에 관한 여당 측의 긍정적 태도가 없는데 따른 대책을 협의, 이날부터 예산과 일반 의안을 다룰 일체의 상위활동에 불응키로 하고 다만 여-야 총무간의 대화창구만을 열어놓기로 결정했다.
신민당의 상위 불참방침으로 세법 안을 다루려던 재무위를 비롯한 국회 각 상위는 1일 모두 열리지 않았다.
신민당은 앞으로 당내에 개헌추진운영위도 조속히 구성, 개헌추진을 위한 원외활동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신민당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여당 측은 당분간 단독으로 상위활동을 강행하지 않고 야당 측이 상위에 응하도록 신축성 있는 운영을 해나가기로 했다.
이택돈 신민당대변인은『개헌문제자체를 논의할 수 없다는 여당 측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당직자회의의 분위기였다』고 전하고『신민당이 상위활동에 응하기 위해서는 개헌안에 대한 여당 측의 긍정적 태도가 있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많은 의원들은 개헌추진을 위한 강경 론을 폈다.
김영삼 총재는 의총에서『개헌은 국민 대다수와 우리 신민당의 움직일 수 없는 신념이며 당면최대과제』라고 말하고『우리는 현정권이 노도와 같은 국민의 요구를 끝내 거부치는 못할 것이며 유일한 야당으로서 국민과 함께 살고있다는 긍지를 버리지 말고 전진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유제연 의원은 총재가 정부와 개헌문제에 관한 담판을 지으라고 요구했으며 이기택 의원은『이 시점은 의원직을 언제든지 사퇴한다는 결의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형일 총무는 이날 보고를 통해『여-야 교섭과 정에서는 극과 극의 대립이 있었을 뿐 타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여당 측은 야당의 이 같은 강경 대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대야절충을 계속해서 국회운영을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고 끝내 야당이 예산심의에 불응할 때에는 단독심의 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김용태 공화당 원내총무는『여당은 당분간 기다리면서 야당의 상위출석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정회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헌을 전제로 한 국회특별 위 구상을 반대한다는 종래 방침을 재확인하고 예산안과 야당제안 정치의안을 상위에서 ?행 심의하기로 원내대책을 정했다.
공화당은 2일 원내대책위를 열어 공전국회 대책을 논의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