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충치는 약으로 치료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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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치통을 느끼면 약방부터 찾는 사람이 많다. 약으로 충치가 치료되는 줄 아는 분들에게서나, 우선 급하니까 임시응변책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분들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위험하고도 잘못된 치과 상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릇된 치과 상식은 본인은 물론 자녀나 가족들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치통을 느껴본 분들은 치통의 위력을 잘 알 것이다. 며칠씩 지속되는 치통으로 한번 혼이 난 사람은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얼마전의 실례이다. 6세 여아가 어금니가 아파서 며칠씩 아프다고 칭얼대었으나 어머니는 약방에서 진통제만 사 먹이다 열이 오르면서 잇몸·볼이 붓고 형성된 농이 턱뼈(악골) 속까지 퍼져 급성 골수염이 되었다. 결국 수술로 여러 치아를 잃게되고 턱뼈 속에서 부골편을 꺼내는 수술까지 하고 아물었으나 또 보기 흉한 흉터가 생겨 피부 성형수술까지 하였던 예가 있다.
조그마한 치아 하나의 관리부족 인식부족으로 이와 같이 엄청난 큰 일을 벌이고 말았다. 이와 같은 일은 가끔 본다. 충치는 누구나 다 갖고 있다.
충치는 처음에는 어느 정도 진행되어 구멍이나 깊이 들어가기까지에는 자각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시큼하기 시작하여 찬 것에 예민하며 짧은 통증을 느끼다 지속성으로 접어들면 생활치로서 회복할 수 없게 된다. 즉 치통을 느끼는 치아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친 것이다. 때문에 충치는 시큼하거나 아프기 전에 미리 치료해 두어야 한다.
치료방법은 어떠한 약제로도 진행되는 충치를 멎게 할 수는 없으므로 부식된 부분을 칫과에서 갈아내어 때워주는 길밖에 없다. 충치의 이환율은 연령에 따라 다르나 대부분이 다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원인은 복잡할 뿐 아직도 모르며 예방책은 여러 가지로 시행하나 큰 효과는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충치를 예방하는 길은 평범한 이 닦기부터 시작하여 식후 세 번, 특히 자기직전에 꼭 닦거나 일단 진행되는 검은 충치부분이 있으면 아프기 전에 칫과에 가서 갈아내고 봉박는 길이 예방의 길이다. 조한국<서울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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