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교실」못 면할 학교월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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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연료가격인상과 대·중 탄 생산금지조치로 대부분의 학교가 월동대책에 차질을 빚어 겨울철을 앞두고 각급 학교는 벌써부터「동태수업」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도시보다는 농촌학교, 공립보다는 사립학교에서 더욱 심하다. 난방 비는 공립학교의 경우 국고에서 보조받지만 사립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문교부는 이 같은 실정을 감안, 올 겨울 방학기간을 20일 정도 늘리기로 했다.
한국사학재단연합회(회장 김병삼)가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겨울방학이 20일간 연장된다 하더라도 당국의 연탄규격 및 수급정책 변경에 따른 전국 1천5백23개 각급 사립학교(5만1천2백70개 교실) 의 난방기간 50여일 간의 월동비 증가 액은 14억 원(학급당 2만8천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서울·부산 등 대도시 일부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가 지금까지 난방용 연로로 사용해 온 31공 탄 생산이 중지됨에 따라 난로를 31공 탄용(학급당 1개)대신 22공 탄용(2개)으로 바꾸는데 10억2천5백여 만원, 연료를 중 탄(하루 4개)대신 소 탄(12개) 또는「마세크」탄으로 바꾸어 쓰는데 3억6천9백여 만원이 더 들기 때문이라는 것.
공립학교의 경우는 이미 지난6월 월동용 난방 비를 국고에서 보조받아 대부분 7월부터 상당량의 연료를 확보해 두었으나 학교평준화 등으로 대부분 재정난에 허덕이는 사립학교의 경우는 연료확보를 위한 사전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요즘에는 연료 구입 난까지 겹쳐 일부학교에서는 월동기간 개시1개월을 앞둔 18일 현재까지도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
관계당국에 따르면 연료 수급사정이 비교적 좋다는 서울시내 5백여 각급 학교(대학 및 「스팀」시설을 갖춘 15개교 제외)의 연료 확보 량은 지난9월말 현재 총수요량 2만2천4백80t중 24%인 5천4백86t에 불과하며 그나마 공립학교의 확보 분이 대부분이다.
연료별로는 ▲「마세크」탄을 사용하는 2백54개교가 소요량 1만4천3백46t중 4천5백t ▲연탄을 사용하는 2백여 개교가 소요량 6천98t(22공 탄 1백69만3천9백64개)중 5백16t(14만3천3백54개) ▲분탄 사용 19개교가 소요량 2천36t중 2백73t을 각각 확보했다. 나머지는 나날이 악화돼 가는 연탄 수급사정으로 인해 제때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특히「마세크」탄의 경우 이를 생산 공급하는 서울시내 2개 공장 중 1개소에서는 원 탄 구입 난으로 4, 5일전부터 가동을 중단했고 나머지 1개소에서도 원 탄 재고량이 앞으로 10여일 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며 22공 탄의 경우 공급이 일반가정용 수요에도 크게 달려 비 가정용 수요를 생각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중 탄을 사용해 온 서울 동대문구 S여중(68학급)과 서대문구 Y여고(62학급) 등 상당수의 학교가 지금까지 확실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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