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의 항암시장 첫 도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

베링거인겔하임이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로 항암제 시장에 진출한다. 특히 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의 신호를 비가역적으로 차단해 기존 표적항암제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베링거인겔하임은 12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지오트립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진행, 지오트립 주요 임상에 대해 소개했다. 지오트립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활성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대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비가역적 ErbB Family 차단제다.

강민주 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 이사는 “지오트립은 암세포 성장과 전이 및 대사를 돕는 핵심경로인 ErbB군 신호를 완전히 차단하는 식으로 암세포 성장을 막는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는 “과거에는 폐암 진단 후 4~5개월 밖에 살 수 없었지만 표적항암제가 개발되면서 생존율이 점차 개선됐다”며 “내성 발현 위험을 줄인 지오트립 같은 2세대 표적항암제의 등장은 폐암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는 “지오트립 대규모 LUX-Lung 3 임상연구 결과, EGFR 변이를 갖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학요법과 지오트립을 비교했을 때 지오트립 투여군은 약 1년(11.1개월)동안 종양이 성장하지 않고 생존하는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오트립의 차별화된 특징들을 기반으로 기존 치료제보다 휠씬 개선된 좋은 치료 경과를 보여주고 있어, 기존1세대 치료제와는 다른 차세대 표적항암제”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특징은 내성이다. 기존 1세대 표적항암제(이레사·타쎄바)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RF)중 ‘Erbb1’만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처음엔 반응이 좋아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지만 6~10개월 후에는 약제 내성이 발생한다. ErbB에는

▲EGFR(ErbB1) ▲HER2(ErbB2) ▲ErbB3 ▲ErbB4 등 총4 종류의 바이오마커가 있다. 기존 표적항암제는 이중 1곳만 차단해 암 세포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쉽다. 그만큼 내성 발현이 빠르다는 의미다.

반면 지오트립은 이들 4종류의 ErbB Family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차단한다. 조 교수는 “표적항암제 특성상 완벽하게 내성을 억제할 수는 없지만 기존 표적항암제보다는 내성 발현이 낮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두를 차단한다.

한편 지오트립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활성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대해 1일 1회 40㎎ 요법으로 지난 1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7월과 10월에는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인기기사]

·위기의 병원들…의료 물류혁신에 집중하라 [2014/02/12] 
·[단독] 커피빈, 매장 고객에 화상 입히고 나몰라라? [2014/02/13]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두 얼굴 [2014/02/12] 
·암으로 숨진 남편과 7년 동거한 女약사 입건 [2014/02/13] 
·복지부, 의료계에 "우리 거짓말쟁이 아냐" [2014/02/12]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