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비서관 천해성 → 전성훈 돌연 교체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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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해성(50·전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이 내정 일주일 만에 교체됐다. 후임에는 전성훈 통일연구원장이 내정됐다. 청와대가 공식 내정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전격 교체 인사가 나자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천 전 실장이) 통일부의 필수 핵심요원으로 가장 중요한 인재여서 통일부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다른 분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인사 발표 전에 통일부와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의 천 전 실장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에서도 다른 문제가 나오진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천 전 실장의 교체 배경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설(說)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천 전 실장이 대북 유화정책을 펼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이란 점에서 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을 주도하는 강경파들의 반대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천 전 실장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중임됐고 능력을 인정받아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있다.

 일각에선 판문점에서 12일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 논의 과정에서 천 전 실장이 기존 청와대 국가안보실 멤버들과 갈등을 빚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이 남북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지난 8일 이후 초기 논의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천 전 실장 선임 결정을 두고 청와대와 통일부 간 소통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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