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은 …" 신문광고 낸 경기교육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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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교육감

김상곤(64) 경기도교육감이 밸런타인데이가 안중근(1879∼1910) 의사 사형선고일임을 알리는 광고를 중앙일간지에 실었다. 광고는 지난 10일부터 3일 동안 11개 중앙일간지에 게재됐다.

광고비는 전액 교육청 예산으로 썼다. 광고 상단에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침략자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서른살 청년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받은 날입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또 왼쪽 약지 한 마디가 없는 안 의사의 손도장 사진을 담았다.

 광고는 경기도교육청 이흥동(56) 대변인의 제안으로 제작됐다고 한다. 이 대변인은 “지난달 중순께 친척이 전해준 ‘밸런타인데이는 안 의사 사형선고일’임을 알리는 동영상을 본 게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2월 14일이 밸런타인데이일 뿐만 아니라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올바른 역사교육의 중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 적극 광고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밸런타인데이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임을 알리는 광고.

 반응은 엇갈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런 날이었다니, 초콜릿 받기가 싫어진다” “눈물난다. 안중근 의사를 추모합니다” 등의 글이 등장했다. 반면에 일부 학부모 등은 “이번 광고는 교육감이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작한 느낌이 든다”며 “주민 세금으로 광고비를 낸 것은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밸런타인데이는 3세기께 로마의 성 밸런타인 주교의 순교일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로마 황제인 클라우디우스 2세가 사기 저하를 우려해 전쟁터로 떠나는 병사의 결혼을 금지했는데 밸런타인 주교가 이를 반대하다 처형됐다는 것이다. 이후 순교일은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됐다. 일본의 한 제과업체가 1930년대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라고 광고하면서 상업적으로 기울었다.

 한편 김 교육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새정치신당 합류와 경기지사 출마 여부와 관련해 “(신당 참여) 제안이 들어오면 고민해 보겠지만 아직까지 제안은 없다. 다음달 초에 입장을 공식 밝히겠다”고 말했다.

수원=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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