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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 론|김윤찬 목사<대한기독교 연합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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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종교가 무엇이냐, 종교를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를 한가지로 간단 명료하게 말하면 신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인간은 인간의 힘으로만 안 되는 줄을 알고 무엇이든지 좀 의지하여 힘을 얻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또 신도 만물을 창조하여 놓고 인간에게 주권을 준 후에 인간을 통해서 모든 것을 하시고 계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절대의 주권자이신 신을 향하여 찾아가고 신은 당신의 뜻에 맞는 사람을 찾아 만날 때만이 보다 나은 새 역사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종교인의 힘은 강하고 사명은 크다.
그렇기 때문에 더우이 기독교인들은 이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사회 속에 파고들어 사회에 참여하게 된다.
종교인의 사회참여는 사회를 본받고 사회에 따라가 세속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약한 사회를 강하게 하고 타락한 사회를 소생케 하고 부패한 사회를 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아야한다.
그러면 개인 구원이냐, 사회구원이냐가 문제가 될 것이다. 그것은 개인구원에서 사회구원이 오는 것이다. 수신제가연후 치국평천하지 치국평천하 후에 수신제가가 뒤는 법이 없는 것이다. 먼저 개인들이 구원을 얻고 개인이 회개하고 정화돼야 사회를 구원하고 정화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첫 설교하시는 중에 제자들에게『너희는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분명히 개인의 책임과 사명이 얼마나 중대한가를 말씀하신 것이다.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어찌 다시 짜게 하겠느냐 면서 개인 개인이 소금이 되어 가지고 썩어져 가는 물체 속에, 변화해 가는 사회 속에, 교회 속에 들어가서 맛을 내고 썩지 않게 해야할 것이다. 먼저 개인 자신이 소금이 되어야한다.
소금은 타 물체에 들어가면 자체는 희생이 되고 만다. 그러나 전체의 물체는 살아나고 맛을 낸다. 우리 개인이 먼저 소금이 되어 구원을 받아야 사회를 구원할 수 있다.
오늘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이 사회참여를 한다는 것은 피차 위험한 일이라고 본다. 그렇게 해서 교회가 세속화하게 되면 교회는 녹아난다. 마치 소금창고에 물이 들어와서 소금가마니가 물에 찬 것과 똑같다. 구원받은 교인만이 부패한 사회를 혁신하고 구원할 수 있다고 본다.
한사람 개인의 구원이 전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볼 때 이 사명은 더욱 크다고 본다. 한사람이 열 사람을 구할 수는 있어도 열 사람이 한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는 말이 옳다고 보아야 한다. 오늘의 교인들이 사회참여를 많이 부르짖고 참여하지만 참여하는 것은 자신들이 먼저 구원을 얻어 소금이 되어 가지고 희생을 각오하면서 부패한 사회 속에서 새로운 맛을 내고 썩는 사회를 썩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다.
18세기의 제2혁명- 영국에 대한 아메리카 식민지 각주의 반항-에 대하여 고찰해 보라. 이것은 단순한 정치혁명으로, 우리들이 연구하는 산업혁명이나 그 뒤에 일어난 유럽사회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프랑스혁명만큼 결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메리카에서의 이 정치적 변동은 중요한 것이며 별다른 활동은 아니었으나 그후에는 커다란 결과를 남기게 되었다.
이때 독립한 아메리카 식민지야말로 오늘날 세계최대강국이 되었다.
이는 사회단체 운동이 아니고 개인 구원문제에서 출발하여 사회·국가·전세계에 구원을 일으키게 되었다.
그렇다면 먼저 개인혁명·개인회개·개인의 새 마음 갖기 운동이 앞서야 이 사회·이 국가를 정화하고 이 민족사회를 구원할 줄 안다.
그러므로 먼저 개인 개인의 심적 혁명·구원이 시급하며 그렇게 해서 하루바삐 참된 심적 혁명의 변화를 받아 구원을 얻고 이 사회에 참여하여 사회를 정화하고 구원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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