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11)비중 격만곡증은 빨리 수술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얼굴 한가운데 우뚝 솟은 잘 생긴 코는 얼굴을 한결 미인으로 돋보이게 한다. 그러나 아무리 잘생긴 코라고 하더라도 코의 기능이 시원치 않다면 이것이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닐 수 없다.
코밑 앞쪽으로는 콧구멍이 뚫려있고 그 속으로는 넓은 비강이 열려있는데 이 비강은 비중 격이라고 불리는 판상벽에 의해서 좌우 양쪽의 비공 및 비강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그러나 실지로 이 비중 격을 보면 비록 정상인에게 있어서도 반듯한 것은 드물고 대개는 약간씩 굽거나 여러 가지로 기형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의학적으로는 비중 격만곡증이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비중 격만곡증의 원인으로는 선천성이거나 후천적으로 비중 격과 기타 코를 주루고 있는 여러 가지 뼈와 연골사이의 발육 성장도의 차이로 굽어지는 수가 가장 많으며 이밖에도 비강 등 비중 격의 주변으로부터의 압박 때문에 굽어진다. 이러한 비중 격만곡이 있으면 병의 정도에 따라서 증상이 일정치는 않으나 대개는 코가 막혀서 입으로 숨을 쉬게되며 목 위로 코가 흐르고 심할 때에는 코맹맹이소리와 함께 냄새를 맡기 힘들뿐만 아니라 두통·주의 산만·기억력 감퇴·수면장애·식욕부진 및 기타 코 신경증상과 함께 때로는 인후염·편도염·이관염 등을 일으켜서 고통이 계속된다.
이밖에도 특기할 것은 만성 비폐 때문에 축농증 (부비동염)을 일으키는 수가 많고 또한 코 속의 여러 곳으로부터 비입구부로 세소혈관이 모여지는 이른바 「키젤바흐」씨 부위가 충혈 되어서 코피 (부출혈)를 쏟기 쉽다.
따라서 단순히 코가 막혀도 본인은 물론 남에게까지도 불쾌감을 주게되니 하루바삐 수술해주는 것이 좋겠으나 이러한 증상이 더 오래 계속되면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증상과 함께 축농증을 일으켜서 더욱 고생하게 되거나 자주 코피를 흘리게 되는 위험을 가져오게도 될 것이니 이상과 같은 증상을 수반하는 중증의 비중 격만곡증이 있을 때는 수술에 따른 고통이나 위험성도 없으니 주저말고 수술을 받도록 할 것이다.
김기령 (연세대 의대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