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여사 49제 앞둔 청와대 동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추석인 30일 박정희 대통령은 57회 생신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아침식사도 육 여사 묘소를 성묘한 세 자녀 등 가족끼리 조촐하게 했다.
박대통령은 이날 상오7시25분쯤 영부인 고 육영수여사의 별세후 첫 추석을 맞아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순국영사와 전몰장병·충혼탑에 헌화한 다음 이곳에 있는 육여사 묘소를 성묘, 헌화했다.
성묘에는 영식 지만군·영애 근혜·근영양 등 세 자녀와 육인수 문공위원장·빙모 이경령 여사도 함께 갔다.
이날은 육 여사가 별세한지 47일째 되는 날.
박 대통령은 전보다 집무시간이 늘고 산책 등으로 허전함을 잊는 것 같다.
새벽운동은 청와대 안 산책로를 뛰는 구보. 15분 가량의 구보는 거리로 계산해 약2km다.
최근 어떤 모임에서 박 대통령은『뛰니까 심호흡도 잘되고 건강에도 좋더라』면서『여러분도 나이가 들었으니 무리를 하지 말고 아침운동을 해 보라』고 권유했다. 서재·접견실 등에서의 집무시간도 늘려 저녁식사 때까지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자녀들에게도 심한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 아침 식사 때는 일가족이 모두 바빠 함께 모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저녁만은 거의 예외 없이 박 대통령이 자녀들과 식사를 하면서 자녀들의 얘기를 들어준다는 얘기다.
육 여사 별세로 맏딸 근혜양은 바빠졌다. 육 여사가 생전에 해오던 사회봉사활동을 대신하면서 청와대에 오는 어머니관계 서신이나 진정 등을 정리, 처리하고 있다.
지난19일 근혜양은 청와대로 귀국인사를 온「에이시언.·게임」출전선수단을 박 대통령과 함께 맞기도 했고 21일엔 장충체육관에서 개막된 육 여사「컵」쟁탈 어머니배구대회에 참석. 사회봉사활동으로 전남 수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보낸 것을 비롯, 25, 26일엔 행복원과 천혜원을 찾아 고아들과 나병환자들을 위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