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이 「자유」?「민주주의」를 운위할 수 있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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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만과 허위로 가득찬 폭력독재체제를 가지고 있는 귀측이 이제 우리와 대화를 하는 자리에서 후안무치하게도 우리를 상대로「민주주의」를 운위하고 「민주주의」를 시비하면서 이것을 구실로 하여 대화의 진행마저 거부하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네들은 도대체 무엇을「자유」라 하고 무엇을 「민주주의」라 하며, 또 당신네 지역의 동포들에게 어떠한 「자유」, 어떠한 「민주주의」를 허용하고 있기에 감히 적반하장으로 우리의「자유」, 우리의 「민주주의」를 가지고 시비를 합니까.
사상의 자유에 대해서 말해봅시다. 귀측 지역에서는 공산주의사상, 그보다도 이른바 김일성주의 사장이라고 하는 북한판 공산주의사상 이외에 그 어느 사상을 가질 자유가 있습니까.
또 민주주의의 큰 기둥의 하나인 결사의 자유에 대해서 말해봅시다.
귀측 지역에 사는 동포들은 그들이 자율적·자발적으로 원하는 단체들을 조직할 자유를 과연 가지고 있습니까.
귀측의 이른바 「두합단체」들이라는 것은 그 자체의 독자성이나 자율성이 전혀 인정되지 않는 소위 노동당의 들러리 괴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러고도 결사의 자유가 있다는 것입니까.
신앙의 자유를 말해 봅시다. 귀측은 가소롭게도 귀측지역에 신앙의 자유가 있다고 감히 주장합니다. 심지어 최근에 와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기독교단체와 불교단체의 이름으로 참칭하여 대한민국의 기독자인들과 불교인들에게 포력혁명을 선동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어떠합니까.
귀측의 「정치용어군전」에 의하면 기독교는 이른바「사상혁명」의 주요 「투쟁」대상입니다.
또 동상전에 의하면 불자는 「봉건적 지배계급의 사상적 지배도패로 인민들의 혁명의식을 마비시키는데 적지않은 해독 작용을 늘고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다른 어느 나라에도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는 낡은 「스탈리」식 개인숭배체제인 귀측의 체제는 한낱 개인의 어록에 의해 지배되는 개인독재체제입니다.
이러고도 당신네들은 감히 민주주의를 운위하고 우리를 상대로 민주주의를 시비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신네들은 우리에게 반공정책을 포기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6·23평화통일 외교선언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른바 「대민족회의」「정치협상회의」라는 양의 탈을 쓴 이리와 같은 위장제의로 세인의 이목을 희롱하고 있습니다.
귀측이 이른바 「남조선혁명」이라는 미명하에 집요하게 추구하구 있는 폭력과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기도를 버리고 한반도에 안정된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동의하며 북한 지역내에서 공산주의 이외의 다른 사상의 자유를 허용하여 장래할 통일의 내용으로 주민들의 자유의사에 의한 사상선택이 가능해지는 변화가 생길때 그때라야 우리의 반공정책은 재검토될 것입니다.
귀측이 6· 23평화통일 외교선언에 반대하는 이유는 우라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첫째로, 남북간의 평화공존관계속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질 두체제간의 평화적 경쟁에서 북의 공산체제가 남의 민주체제에 이길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둘째로, 귀체제의 극단적인 개인숭배체제의 명분이 되어있는 대남적화통일노선을 포기하지 못할 봉내적 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에」에서의 일옥대표권이 반드시 민족분렬을 영구화시키고 2개의 한국을 고정화한다는 당신네들의 주장은 순전히 가공적인 억지이며 논리의 독단적인 비약이라는 것은 「탄자니아」의경우, 「말레이지아」의 경우, 통일「아랍」공화국의 경우라든가 「소비에트·러시아」와 「우크라이나」「비엘러·러시아」와 경우가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유엔」회원국들의 자발적 의사에 의한 대표권의 통합을 금지하는 조항은 「유엔」회장의 어느구석에도 없습니다.
귀측은 우리와 수교중인 나라들을 상대로 이른바 등거리 외교라는 괴기한 이론을 내세워 동시수교공작을 벌여 그 결과로 오늘날 세계의 43개국가에 「2개의 한국」을 심어놓고 있습니다.
우리는 귀측이 선전하고 있는 이른바 「대민족회의」나 「정치협상회의」등의 주장은 현시점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단정합니다.
우리쌍방은 지금 남북조포위원회라는 기구를 가지고 있는 이상 현시점에서 이 기구로 하여금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이외의 어떠한 책동도 그것은 기·존 대화선을 파괴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통일을 저해하는 세력으로 간주되지 않을수 없습니다. 이른바 「대민족합의」운운의 주장은 쌍방의 책임있는 당국간의 대화를 거부하고 대화상대방의 환정질서를 부정하며 통일문제해결에의 평화적 접근이 아니라 상대방 체제에 대한 폭력혁명추진의 도구로이를 이용하려는 불쌍하고도 흉하기 짝이 없는 계략을 감춘 위장제의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북한사회에서 순수한 민족의 동질성이 부원되는 방향으로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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