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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 '윤지충과 동료 123위' … 한국 천주교 일군 초기 순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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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주 전동 성당에 세운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상. [뉴스1]

시복이 결정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는 조선시대인 1791~1888년 숨진 천주교 순교자들이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 병인박해(1866년) 순교자 103인을 성인으로 시성했지만, 그 이전부터 천주교회를 일궜던 인물들은 누락됐다.

 이번에 시복된 124위는 신해박해(1791년)부터 병인박해 사이에 순교한 초기 신자들이다. 이들 중 중국인 주문모 신부는 조선에 입국한 첫 천주교 성직자다. 조선인으로 변장하고 1794년 입국한 그는 강완숙 집에 숨어 살며 성사를 집전했다. 6년 만에 조선의 천주교인 수를 1만 명으로 늘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신유박해 때 중국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순교를 결심하고 자수했다. 결국 새남터에서 효수형을 당했다.

 다산(茶山) 정약용의 형 정약종도 포함됐다. 그는 죽음 앞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 교리서 ‘주교요지’를 집필해 주문모 신부의 인가를 얻기도 했다. 평신도 단체 명도회의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1801년 순교했다. 강완숙은 요즘도 여성 평신도의 본보기로 존경받는다. 주문모 신부를 도와 여회장으로 활약했다. 자신의 집을 주 신부의 피신처 겸 집회 장소로 제공했다가 서소문에서 참수됐다.

 이성례 마리아는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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