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채권 상환 유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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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분식회계로 물의를 빚었던 SK글로벌에 대해 채권단 공동관리가 결정됐다.

하나은행 등 SK글로벌 관련 56개 채권금융회사는 19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채권단 회의를 열고 SK글로벌을 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부실 징후 기업으로 판정하고, 앞으로 공동관리를 통해 경영정상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작업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날부터 SK글로벌에 대한 채권의 상환이 유예되고 앞으로 3개월간 SK글로벌이 제시한 주유소.보유 주식 매각 등의 자구계획과 정확한 부채.자산규모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실사작업이 끝나는 6월께는 SK글로벌의 회생 여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며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채무조정 계획 등을 마련, 채권단과 SK글로벌이 이행각서(MOU)를 체결하게 된다.

평가를 통해 추가 부채가 드러나는 등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면 법정관리 또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채권단은 이날 회의에서 산업.신한은행 등 11개 금융회사 대표로 구성된 공동관리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중 6개 은행 실무자로 구성된 자금관리단을 SK글로벌에 파견, 경영과 자금관리에 대한 감독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SK글로벌의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당좌대출.할인어음.매입외환 등 한도거래 여신은 채권신고 기준일(11일) 현재 잔액이 남아 있는 범위 내에서 회전운용을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공동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해외.개인채권의 경우 일단 동결을 요청하되 기업어음(CP)에 대해서는 지급보증을 섰던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대지급을 한 뒤 SK글로벌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키로 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SK글로벌이 연간 2천억원 이상의 순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단기 유동성 문제만 해결되면 회생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홍병기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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