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3차례 접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판=박동순 특파원】박대통령 저격범 문세광의 배후 지령자로 밝혀진 김호룡(47)은 18일 하오 4시 30분 조총련 생야구 서지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은 문과 지난 2년 동안, 세 차례의 접촉을 했었으나 자금지원이나 암살지령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시치미를 떼며 문과의 관련사실을 부인했다.
김은 「요시이·유끼오」부부와도 전혀 모르는 사이이며 만경봉호에는 지난 4월 30일 단 한번 탄 적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은 또 문이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면 그가 접촉한 조총련계 사람은 자신뿐이기 때문에 고문에 못 이겨 자신의 이름을 댔을 것이라고 엉뚱한 말을 하기도 했다.
김은 72년 9, 10월께 조선신보와 주간지 조선시보를 교포들에게 배부하고 다닐 때 문이 자기집 앞에서 신문 좀 볼 수 있느냐』고 얘기를 걸어와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그 뒤 2년동안 신문을 배부할 때 이따금 문이 현관에서 만나 『올라와서 차나 한 잔하고 가라』고 얘기해 한국 통일문제 등 일반적인 이야기를 3차례에 걸쳐 나눈 적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김은 지난 7월 중순 역시 문의 집 현관에서 문을 만나 민청학련사건에 관련된 조총련의 선전 「팸플릿」을 주고 한국의 일반정세를 잠깐동안 얘기한 것이 문과는 마지막 접촉이었다 고 말했다.
그때 문은 「팸플릿」을 받고 『고맙다』고 말했다고 했다. 기자들이 『한국측 발표로는 문과 만난 것이 7월 24일로 돼 있다』고 묻자 김은 『그 이전이다』고 대답했다.
김은 일본 수사당국이 사정청취를 요구해와도 일체 거부하겠으며 임의 출두할 생각도 없고 수사관이 찾아와도 만나지 않겠다고 억지를 부렸다. 김은 조총련에서의 자신의 주된 임무는 교육·선전활동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