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를 못 따르는 탄생산 여름부터 사용량 줄이자|본사 현영진 경제부장 장 상공에 석탄정책 타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삼복 중에 연탄파동이 일어났다고 하나 이번 정부의 조치는 올 겨울을 잘 넘기자는데 뜻이 있습니다.』 소비절약과 때아닌 가수요를 막기 위해 석탄수급대책을 발표한 장예준 상공부장관의 말이었다.
-정부가 한여름에 석탄수급대책을 발표한 이유는?
값이 기름보다 싸니까 석탄소비가 크게 늘어났어요. 사람은 역시 경제적 동물이니까. 인구는 증가하고 핵가족 시대라 가구수도 크게 증가하는데 석탄생산은 한계가 있읍니다. 다른 산업은 돈과 사람을 넣으면 생산을 늘릴 수 있지만 석탄은 그렇게 되지를 않아요. 올해에는 작년보다 1백50만t이 많은 1천5백만t을 생산하는데도 소비를 따라갈 수 없읍니다. 석탄수입도 검토했읍니다만 국내 석탄은 t당 12「달러」인데 수입탄은 40「달러」가 먹히니 연탄 값을 올리라는 얘깁니까? 그래서 겨울에 일어날 연탄파동을 미리 막자는 것이었읍니다. 이번 대책은 단기대책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될 정책의 표현입니다.
-소비가 그렇게 늘어납니까?
6월말까지 작년동기보다 22% 늘어났고 이대로 가다간 겨울에는 30%가 될 것 같았읍니다. 가수요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석탄 소비가 늘고 있어요. 그대로 놓아두면 겨울에 소동이 날 것입니다. 그러니 여름철에 조금 덜 쓰고 불편하더라도 참아 겨울을 잘 지내자는 겁니다.
-정부의 연료정책이 자주 바뀐다고 비난을 받고 있읍니다.
지난 석유파동 때 정부가 석탄을 쓰도록 권장하고 이제는 기름을 쓰라고 한다고 합니다만 정부의 연료정책이 갈팡질팡한 적은 없읍니다. 정부의「에너지」정책은 국내자원을 먼저 쓰고 모자라는 분은 수입으로 메운다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값이 석탄이 싸니까 기름에서 석탄으로 많이 전환한 것이 아닙니까.
-정부가 이번 연료정책 가운데 특히 고려한 점을-.
이번 조치로 아픈 사람이 있읍니다. 중탄을 생산 안 하니까 기름에서 석탄「보일러」로 바꾼 사람이나 요식 업소 같은데서는 부담이 늘어 날겁니다. 그렇지만 서울의 경우 6백만 시민 중 2백만이 하루하루 연탄을 사서 쓰는 변두리 영세민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40∼50평짜리 집을 가진 사람은 연탄을 양보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영세민들도 걱정 없이 겨울을 지낼 것입니다.
기름가격을 내려 소비를 그쪽으로 유도할 수도 있어 경유가격문제도 정부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읍니다만 아직 결론이 안 났어요.
-말단 행정기관에서 연탄을 배정할 때 밀린 동 회비 같은 것을 받는 사례도 있읍니다.
정부안에 설치된 실무위원회가 매일 아침 열려 국민의 불편한 점을 검토하고 시정해 나가고 있읍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실무위원회나 각 지방관서에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수송대책은 어떻습니까?
고한∼제천간 전철이 개통되어 수송능력이 늘어났읍니다. 겨울에는 하루 화차 1천량 이상을 배정할 것입니다. 서울의 9월말 저탄 목표 1백만t 확보도 무난할 겁니다. 생산수송보다는 늘어나는 소비가 역시 문제입니다.
-국민은 어떻게 해야 되겠읍니까?
정부를 믿고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국내석유수요량의 15%만을 수입해 쓰는 미국도 5월말까지「개설린」배급제를 실시했었고, 영국은 2차대전후 지금까지 식량배급제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부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국민여러분도 불편을 참고 견디면서 정부시책에 적극 협조해주기 바랍니다. 그러면 연탄파동은 곧 가라앉을 것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