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빚는 과열 직업알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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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직업안내소의 과열알선행위가 폭력사태까지 빚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일부 유료직업안내소 가운데는 일자리를 얻으러 찾아오는 구직자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소개가 이뤄질 때까지 구직자들을 대기실에 감금하는가 하면 협박과 폭행을 하는 사례가 많다. 일부 직업안내소는 심할 때는 임시직원까지 고용, 구직자와 고용자끼리 이루어지는 무허가 직업알선행위를 막는다는 구실로 구직희망자들을 데려다 괴롭히고 있으나 대부분 시골출신의 무지한 구직희망자들은 항의조차 못하고 있다.
서울 중구 배창동 제7직업안내소(소장 정우택·48)의 경우 이 일대 속칭「차이나·타운」의 중국음식점을 통해 이루어지는 무허가 직업알선행위를 막는다는 구실로 찾아오는 구직 희망자들을 5평 가량의 대기실에 가둬 놓고 임시 고용원들이 문을 지키고 폭행사태를 빚어 참다 못한 유정일씨(34·충남 아산군 온양읍 용화리6구78)등 68명의 구직자들은 폭력직업안내소를 처벌해 달라고 19일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에 따르면 제7직업안내소는 정규직원 5명 외에 구직자가 제일 많이 몰려드는 상오7시부터 10시30분까지 10여명의 남대문시장일대 청년들을 임시직원으로 고용, 일이 끝난 후에 실적에 따라 배당금을 주고 있어 이들이 소개건수를 올리기 위해 일부는 폭력을 휘두르며 구직을 희망하는 자들을 강제로 직업안내소로 데려가서 10시30분까지 감금시키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폭력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
지난 12일 상오7시쯤엔 중국 집 요리사로 취업하려던 장종곤씨(23·서울 성동구 자양동245) 가 중구 배창동 제7직업안내소 앞 영신상회근처에서 자칭 제7직업안내소직원에게『고용인 측의 제의만 따라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오른쪽 눈과 옆구리 등을 맞아 눈 위가 찢어져 일곱 바늘을 꿰매는 등 중상을 입었다. 구직자 대기실 안에는 5인용 나무의자 19개가 나란히 놓여 있고 사무실과 통하는 출구에는 직업안내소직원이 앉아 이들이 마음대로 못 나오게 감시하고 있다.
또한 구직자실 오른편에 자리잡은 2·5평 가량의 구인 자 대기실 입구에도 직업안내소소장이 자리잡아 취업알선이 성립되는 구직자만 나오도록 하고 있다.
배창동 일대는 15년 전부터 중국요릿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이곳을 통해 서울 시내전역 중국요릿집에 취업하려 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으려는 중국 집 종업원들과「브로커」들이 하루평균 5백여 명 몰려들고 있다.
▲정우택 소장 말=업무상 임시직원들을 고용하고 있으나 폭력행위 등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다. 대기실은 구인 자들이 나타나면 즉시 알선해 주기 위해 마련해 놓고 구직희망자들이 이곳에서 대기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인가를 받은 유료직업안내소가 그럴 수 없다. 수사결과 폭행 등 사실이 적발외면 가차없이 처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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