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의 타이틀 얼마나 오래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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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민의 열광적인 환대를 받으며 15일 개선한 홍수환은 과연 그의 세계「밴턴」급 「타이틀·홀더」로서 얼마나 「롱·런」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의 홍수환에게는 이 문제가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홍수환 자신도 『나는 기뻐하고만 있지 않다. 수많은 도전자를 어떻게 물리치느냐가 가장 큰 숙제다』라고 밝히고 있는 것처럼 홍수환의 「골든·타이틀」의 향방은 지금부터 새로운 출발점에 놓였다 할 수 있다.
홍수환이 얻은 WBA「밴텀」급 「타이틀」은 「타이틀」중 가장 노른자위.
지금 세계권투계는 「헤비」·「미들」·「라이트」및 「밴텀」급 등 4체급을 가장 알차고 빛나는 「타이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밴텀」급「타이틀」을 차지한 홍수환에게는 너무나 숱한 장벽 등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홍수환은 귀국 후 그의 첫 방어전에서 「아널드·테일러」에게 패한 전「챔피언」「로미오·아나야」(멕시코)와 90일 이전에 싸워야되게 돼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홍수환으로서는 우선「아나야」를 어떻게 물리치느냐가 첫번쌔 부닥친 장벽이다.
물론 「아나야」와의 1차 방어전은 국내에서 갖는 좋은 조건이지만 「테일러」도 자기나라에서 가진 1차 방어전에서 「타이틀」을 홍수환에게 뺏겼다는 것을 좋은 귀감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세계「밴텀」급에는 첫 도전자가 될 「아나야」말고도 「멕시코」에만 「헤레라」·「이르더네스」·「마디나」등 강자가 도사리고 있고 동양에서도 태국의 「타놈·수코타이」·「보코솔」과 「필리핀」의 「카바네라」등 숱한 강자들이 있다.
홍수환이 때려 누인 「테일러」는 일종의 행운으로 왕좌에 올랐다는 평이 있는 선수였다.
그는 「밴텀」급 선수로서는 지나치게 키가 컸고 체중이 「오버」되는 일종의 체중「에스컬레이터」로서 부적격성을 너무 드러냈던 선수였다는 것.
이런 점에서 홍수환의 입장으로서 다음 도전자들이 모두「테일러」처럼 허약하다고 생각해서는 큰 착각이라는 점을 알아야할 것이다.
홍수환의 「타이틀」획득순간을 지켜본 WBA「메리」회장은 홍수환을 보고 『저 선수는 적어도 3∼4년간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극찬했다한다.
이것은 참으로 반가운 견해이다. 그러나 홍수환의 입장으로서 이러한 찬사에 만족하지 말고 내일을 위한 부단한 연마로 「롱·런」의 기틀을 만들어야 된다. 홍수환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홍수환은 국내에서 방어전을 갖는 경우 시장성의 빈약과 「스폰서」등의 약세로 겨우 2만 「달러」내외가 최대한이라는 것이 권투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그가 외국에 나갔을 때는 적어도 5만「달러」내지 7만「달러」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홍수환의 앞으로의 진로는 도전자선택과 흥행의 성공여부로 파란을 일으킬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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