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진출 저지에 만전|구·미 지역 공관장 회의 참석 네 대사에 듣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우리가 「유엔」을 등져서는 안될 일이지만 「유엔」과 특별히 깊은 관계를 맺지 않으면 하늘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자주적으로 「유엔」을 봐야지요.』
어떤 외교관은 탈 「유엔」 외교를 주장한 바도 있지만 박동진 대사의 「유엔」 외교관은 주체성이 뚜렷하다.
-올해 「유엔」 총회에서의 북괴의 기본 전략은?
『북괴는 금년에도 세계 도처에 사절단을 파견해 「유엔」 군사 해체·미군 철수 안이 관철되도록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으로 보아 한국 문제를 일단 상정시키려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괴의 주장은 회원국으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할 겁니다.』
-한국의 「유엔」 단독 가입안 가능성은?
『단독 가입안을 낸다든가 남북 동시 가입 제안국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는 등등 외지, 특히 일본 신문들이 보도를 하고 있지만 모두 추측입니다. 지금 우리의 「유엔」 정책은 밝힐 수 없어요. 그렇지만 보편성의 원칙에 따라 우리가 「유엔」에 가입하는 것은 많은 회원국의 희망이기도 합니다.
북괴가 현재 남·북 동시 가입을 반대하고 있지만 지난 58년 소련이 앞장서서 동시 가입을 추진했던 일을 상기하면 그들이 얼마나 모순에 차 있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읍니다.』
-북괴 「유엔」 「업저버」단의 활동상은?
『현재 15명의 대표단이 「뉴요크」에 와 있으나 전부 독신이지요. 투쟁하러 왔으니 가족이 필요없다고 하지만 실상은 북괴에 의한 가족인질입니다. 한 비동맹국 대사가 북괴 대표는 「매너」가 세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그들의 활동상은 판에 밖은 선전이라 대단한 게 못됩니다.』
-「키신저」 미 국무장관이 금년에도 「합의 성명」을 만들어 낸 작년처럼 한국 문제를 위해 활동할는지?
『지금 점치기는 곤란한 일이고 점친다 해도 말하기 곤란한 문젭니다.』
박 대사는 북괴가 주장할 것으로 보이는 「유엔」 군사 해체 문제는 국제 평화에 관한 문제이므로 중요 사항이 되는 것이며, 또한 안보리 소관 사업이란 점을 지적하면서 북괴가 한국 문제를 제기하면 작년보다도 더 어려운 난관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유엔 박동진 대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