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오락가락, 이에 따른 올 여름 중앙관상대의 장마예보도 오락가락했다. 10일 현재 장마전선은 경기만에 발달한 저기압으로부터 군산∼목포∼제주∼대한해협∼부산 앞 바다∼동해 남부로 가로 걸쳐 세력이 약화돼있으나 10일과 11일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장마권에 들어 흐리고 비오는 곳이 많겠다는 관상대의 예보. 그러나 전국이 장마권에 들기까지 올해 장마예보는 예년에 없이「술래잡기예보」이어서 이 때문에 장마대비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중앙관상대는 장마전선이 처음 걸칠 때(6월8일)부터 올해는 남북으로의 진동이 심하다고 지적, 6월중 3차례의 예보에도 일부지방에 약간의 비를 뿌리고 남하하는 등 활동의 갈피를 잡지 못했다.
더우기 지난 8일 중앙관상대는 태풍「길더」의 통과로 대한해협과 제주도를 이어 걸쳐있던 장마전선이 소멸에 가까울 정도로 약화돼 세력이 보강되고 활동이 활발해지지 않는 한 당장은 우리나라에 비를 내릴만한 영향력을 갖고있지 못하다고 발표했으나 이날 낮 산동반도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중부에 접근, 비를 내리자 그 꼬리가 저기압과 연결되면서 활동도 급격히 활발해져 8일 하오에는 중부에 걸쳤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장마전선의 북상은 태풍보다도 빠른 속도이었던 셈.
관상대는 8일 하오 북상한 장마전선은 역시 그 세력이 약해 중부지방에 내린 비는 산동반도쪽의 저기압 때문이라 설명했으나 상오까지 장마전선의 북상은 중국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 세력에 좌우되겠다고 예보하고 중부에 비가 온 하오에는 중부에 걸쳐 강우전선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관상대가 올 여름 들어 처음 장마전선 북상을 예보한 것은 지난 6월15일. 관상대는 이때의 장마전선이 북위30도 선상에 위치, 다시 남하하거나 쇠약해지는 등 변화가 심하다가 23일쯤엔 제주도 남쪽으로 올라와 장마가 시작되겠다고 예보했으나 23일엔 부산·강릉·속초에 2㎜미만의 비가 왔을 뿐이었다.
그 다음이 24일의 예보. 일본남해와 동지나 해상에 걸쳐있는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25일부터 제주·호남지방이 장마권에 들어간다고 했으나 이때 역시 대구·울릉도·속초·제주·서귀포에 10㎜미만의 비가 왔을 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관상대는 이어 27일 장마전선이 제주남쪽 1백50㎞해상까지 진출, 제주·호남이 장마권에 접어든다고 예보, 전선은 그 자리에 2∼3일간이나 걸쳐 있었으나 제주 1.8㎜, 서귀포 1.4㎜의 비를 내렸을 뿐 세력이 약했고 오히려 서울 2.6㎜ 대구7.1㎜등 장마전선과 관계없는 지역에서 약간의 비가 왔다.
정작 남부에 장마가 든 것은 예보보다 10일 늦은 7월2일부터. 이때 서귀포의 l백31㎜등 남부에는 50∼1백㎜의 비가 왔다. 또 이때 태풍「길더」가「오끼나와」남쪽 7백㎞해상에서 북진으로 장마전선을 자극, 2∼3일 후에는 전국이 장마권에 들것으로 예상했으나 5일과 6일 남부에만 제주의 1백51.7㎜ 울산 1백45.6㎜, 부산 97.9㎜등 많은 비가 온 대신 중부에는 10㎜내외의 비가와 중부에서는 장마를 실감할 수가 없었다.
관상대측은 그때마다 충분한 근거로 예보했으나 다만 전선의 활동이 예보와는 달리 움직여 결국 올해는 예보보다 10일쯤, 평년보다도 10일쯤 늦게 장마가 시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