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까지 연산 7백만t 규모로 확충|준공 1주년 맞은 포항 종합 제철 박태준 사장&&1년 동안 2백42억원 흑자|선박용 후판도 21국에 수출|초기애로 이기고 본 궤도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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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화학 공업의 핵심 공장인 포항 종합 제철이 3일로써 준공 1주년을 맞았다.
고로를 비롯하여 10개 공장, 12개 설비에 연산 1백3만t 규모 (조강 베이스)의 방대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포항 제철은 지난 6월27일에 1백만t의 생산 실적을 돌파, 설비 규모의 1백%를 생산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박태준 사장은 『3년 3개월이라는 최단 기간 안에 공장 건설을 마치고 이어서 선진 철강 공업국에서도 정상 조업에 통상 1년이 걸리는 것을 4개월로 단축, 생산 목표를 해낼 수 있었던 것은 4천5백명의 임·직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때 1백만t 정도 (당초 계획은 연산 60만t 규모의 실비로는 국제 경쟁 단위가 되지 못해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가 있었고 5개국 8개 사로 구성된 KISA (대한국제제철차관단)가 와해될 때는 말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으나 오늘날 비록 국제 단위에는 미달하지만 우리도 종합 제철을 갖고 있고 그 속에서 일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68년부터 만6년간 포항 종합 제철을 이끌어온 박 사장은 『건설 당시에 많은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t당 (조강 베이스) 건설비가 2백51 달러로 최근 외국에서 t당 3백60∼5백 달러에 건설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싸게 먹힌 것이고 국내 제품 판매 가격도 외국 「오퍼」 가격보다 「빌리트」는 33%, 열연 「코일」은 21%, 후판은 42%씩에 공급했으니까 오히려 이제는 경제성이 많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공장 가동 초기에는 포항 제철에서 생산되는 후판을 대형 선박 제조에 쓸 수 있는지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현재 영국의 「로이드」 선급 협회를 비롯, 모두 7개국의 선급 협회에서 인정을 받아 작년도 제품 수출 실적이 21개국에 약 2천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했다.
또 창업 초기에는 으례 적자가 뒤따르게 마련이나 포항 제철은 지금까지 2백42억원의 흑자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공장 건설과 운영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76년6월까지 연산 2백60만t 규모로 늘리는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며 79년까지는 다시 연산 7백만t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박 사장은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종합 제철 공장을 건설, 운영하자면 그에 따른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했다.
80년까지 매년 약 2천여명의 충원이 필요한데 현재는 오히려 평균 6% 정도의 이직율을 보이고 있고 현재의 시설만으로도 연간 2백80만t의 철광석을 확보해야하는 문제, 그리고 「에너지」 위기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연간 80만t의 「코크스」를 확보하는 문제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종업원 문제는 각종 복지 후생 시설의 계속적인 확충과 대도시 못지 않은 생활 환경을 마련해가겠고 원료는 현재 호주와 장기 안정 공급 계약이 돼있으나 보다 공급원을 넓혀 가겠다고 했다.
박 사장은 그 동안의 난관을 극복,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냈으니까 앞으로 어떤 난관도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굳은 결의를 보였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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