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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생존율 1위 어린이집, PC방 꼴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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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시 각 구에선 어떤 장사가 성행하고 있을까. 서울시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3일 발간한 ‘2013년 서울 자영업자 업종지도’를 살펴보면 답이 보인다. 시는 한식 음식점·수퍼마켓·입시학원 등 생활과 밀접한 43개 자영업을 자치구별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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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 결과 마포구엔 커피전문점이, 학교가 많은 양천구에선 입시학원이 다른 자치구에 비해 성행하고 있었다. 마포구는 20~30대 젊은이들이 몰리는 2호선 홍대입구역을 끼고 있고 양천구는 각급 학교와 학원들이 밀집해 교육특별구로 불린다. 고시촌과 젊은 직장인들의 원룸이 밀집된 관악구는 PC방과 세탁소가 다른 자치구에 비해 성업하고 있었다.

 성행하는 업종수는 유동인구와 비례했다. 하루 유동인구가 110만 명으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강남구에는 일식집과 분식집·치과·피부관리실 등 7개 업종이 성행하고 있었다.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덕분에 피부관리실과 네일숍 등 미용 업종이 다른 자치구에 비해 많았다. 서울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인 노원구는 배달형 치킨집과 보육시설, 문구점이 몰려 있었다. 반면 서대문구는 신촌이라는 중심 상권을 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일 유동인구가 9만 명에 불과해 쏠려 있는 업종이 없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이흥주 창업컨설턴트는 “서대문구는 유동 인구가 적고 신촌을 제외하면 평지가 드물어 상권이 형성되기 어려운 곳”이라며 “상업지대를 중심으로 배후에 아파트 등 주거지역이 밀집한 강남이나 노원역·공덕역 근처가 주목받는 상권”이라고 말했다. 사업체 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중구로 5만9600개로 조사됐다. 강남구가 5만8000개로 뒤를 이었다.

 시는 자영업별 3년 생존율도 발표했다. 생존율이 낮다는 건 다시 말해 장사가 안 돼 문을 닫는 비율이 높다는 얘기다. 3년 생존율에서 가장 앞서는 업종은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로 89.5%였다. 이어 치과(77.8%), 의원(77.5%), 약국(75.6%), 자동차 수리(75.4%)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 배현숙 소상공인지원과장은 “전문 지식이 필요한 업종이 생존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세탁소와 편의점 등 지역 밀착형 업종도 생존율 상위권을 기록했다. 폐업률이 높은 업종은 PC방으로 3년 생존율이 31.6%에 불과했다. 10곳 중 7곳은 3년을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이어 의류점(42.9%), 휴대전화(43.8%), 당구장(43.9%) 순으로 생존율이 낮았다. 치킨집(53.2%)은 알려진 상식과 달리 패스트푸드(51.6%)·분식점보다 생존율이 높았다.

이흥주 창업컨설턴트는 “먹거리 업종 등은 업체가 몰려 있는 곳에 창업하는 것이 좋고 골프연습장이나 입시학원 등은 성행하는 곳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기헌·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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