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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무력도발" 분쇄할 「정예의 투지」|「6·25」24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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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세계서 가장 빠른 긴급발진>
「찌르르릉」-상오 4시30분. 즉각 발진을 알리는 비상경보가 공군○○기지와 조종사촌 일대를 요란히 울린다.
저마다 집에서 단잠에 빠져있던 빨간「머플러」들이 일제히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머리맡에 정리돼 놓여있는 비행장구를 둘러메고 집 앞에 대기한 「지프」를 몰아 기지로 달린다. 1초의「로스」도 허용될 수 없다. 하늘을 찢는 굉음과 함께 기지 안의 요격기 ○○대 전부가 순식간에 활주로를 이륙, 어둠 속을 뚫고 사라진다. 공군기지 어디서나 수시로 벌어지는 출격훈련.
경보발동에서 이륙완료까지 30「마이너스」a분. 이것은「이스라엘」공군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출동시간이다. 자랑스러운 이 국제기록은 젊은 조종사들의 피나는 훈련 끝에 얻어진 호국의 담보물이다.
조종사들은 각자 자기의 고유임무를 이미 받고 있다. 경보내용에 따라 별다른 명령하달 없이도 즉각 발진, 전투행위에 돌입할 수 있는 완벽한 태세를 갖추고있는 것이다.

<「신념의 조인」…북괴침투 섬멸>
침투하는 적기를 즉시 포착. 하늘에서 승부를 내고야 말겠다는 것이 우리 조종사들의 한결같은 신념이다. 적기가 후방깊이 침투하면 비록 격퇴한다 해도 우리의 피해는 그대로 남는다는 것.
북괴는 우리에 비해 항공기 보유대수에 있어 5대1의 우세에 있으면서도 최근에 다시 SU-7(27대)·MIG-21(1백30대) 등 ,소련제 신형전폭기를 대량도입, 휴전선 근방 상공에서 공중공격훈련을 거듭하고있다. 특히 「게릴라」침투용 AN-2수송기를 남북한 대화기간 중 40대나 도입, 총 1백대가 되어 완전 무장한 북괴「게릴라」3개 대대병력을 일거에 남한에 투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우리공군은 북괴에 대한 이 같은 열세와 위협을 일당오의 투철한 전기와 투혼으로 극복한다는 결의 하에 훈련과 교육을 거듭하는「신념의 조인」들.
4반세기 동안 조국강토를 갈라놓은 1백55「마일」휴전선 비무장지대. 그러나 지금은 북괴에 의해 요새화·중무장화 되어 휴전선 무장도발의 진원지가 됐다.
화평했던 옛 모습은 간 곳 없고 사라져간 용사들의 무용담만이 능선과 골짜기에 서려있다.

<검게 탄 얼굴에 사기는 충천>
휴전선을 지키는 육군장병들은 밤에는 경계, 낮엔 훈련으로 땀 마를 겨를이 없다. 『한치의 땅도 적에 양보할 수 없다』-. 어디를 가나 이런 표어가 전선에 심어있다. 병사의 투지는 검게 탄 얼굴과 번쩍이는 눈 속에서도 빛난다.
육군의 기본지침은 『필승의 신념과 임전태세완비』. 6·25의 쓰라린 체험을 교훈 삼아 다시는 그런 치욕과 비극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확보, 적의 침략기도를 사전에 분쇄하고 적이 침입하면 즉각 보복, 섬멸한다는 기본방침아래 군의 정예화와 과학화를 서두르고 있을 뿐.
특히 정예화는 육군의 지상목표. 간부의 유능한 지휘·통솔력과 전투원의 우수한 전기숙달연마는 전쟁의 승리에 직결되는 전력원이다. 예비군의 육성을 떠맡고 후방 방어임무가 더욱 무거워진 육군은 우리 국방의 주축.
9백「마일」해안과 광대한 해역의 경비임무를 맡은 해군. 적의 기습·공격을 격퇴하고 제해권을 장악한다는 기본목표아래 하루도 거저 쉬는 날이 없다.
구축함을 주력으로 한 해군은 3면의 바다를 누비면서 증가되는 간첩침투를 봉쇄하는 한편 우리상선·어선의 보호, 낙도민에 대한 계몽, 의료업무까지 맡고있다.

<소함주의로 잡는 제해권>
대함주의를 채택한 해군은 전체「톤」수로는 북괴에 비해 4대1의 강세. 그러나 소함주의에 입각하여 고성능 소형쾌속정을 대량확보하고 있는 북괴가 최근 다시 「오사」함·「코마」함 등 「미사일」발사함정들을 도입하는 등 해군력을 크게 강화하고있어 우리해군의 장비강화는 새로운 과제로 등장됐다.
북괴는 그 증강된 해군력을 휴전선근방 기지에 집결하여 백령도 등 서해 5개 도서에 대한 위협을 가중하고 해상침투를 부단히 획책하고 있다.
해군은 3면 해역의 자유로운 통행과 어로를 보장하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해병을 흡수, 해상전과 상륙전의 입체화를 기해 국가전략기동부대로서의 막중한 임무까지 맡고있다.
우리 민족사에서 일찍이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었던 민족상잔의 비극, 6·25. 그 24돌을 다시 맞으며 우리는 쓰라렸던 시련의 역사가 가르치는 교훈을 해마다 거울삼아진다. 날로 더해 가는 북괴의 도발상.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만반의 방위태세만이 침략으로부터 벗어날 지름길이다. <글 구종서 기자. 사진 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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