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독, 상주 대표 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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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본20일 외신종합】서독과 동독은 20일 상주대표를 상호교환 함으로써 2차 대전 후 분단된 단일민족 두 국가간의 관계 정상화를 지향하는 주요조치를 취했다.
서독의 동독주재 상주 전권 대표「귄터·가우스」국무차관은 이날 동「베를린」에서「빌리·슈토프」동독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했으며 동독의 서독주재 상주전권대표「미하엘·콜」대사는 같은 시각에「본」에서「구스타프·하이네만」서독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인 의식은「본」과 동「베를린」에서 각각 판이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서독은「미하엘·콜」동독 대표가 신임장을 제정할 때「실크」모자와「모닝코트」를 착용치 못하게 했으며 동독이 외국일수 없고 따라서「콜」대표도 대사일수 없다는 종전의 주장을 강조하여 외국대사들의 신임장 제정 시에 행하는 모든 전통적인 외교의식 절차를 생략했다.
서독은 평화공존을 위해 현상을 인정하면서도 통일을 논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이제까지 동독이 외국이 아니란 점을 강조, 모든 대 동독협상 및 조약에 반영시켜왔다.
한편 동독측은 서독과는 달리 이제까지 서독과의 관계가 다른 외국과의 관계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과시키 위해 그들의 전통적인 모든 의전절차를 밟아「귄터·가우스」서독대표의 신임장 제정 식을 60명의 동독 인민군 의장대를 동원했다.
동·서 양독은 72년12월 양독 기본조약을 체결, 지난 5월 상주대표를 교환할 예정이었으나「귄터·기욤」동독 간첩사건이 발생한 뒤 서독 정부의 요청으로 그 실현이 연기되어 오다가 이번「뮌헨」「월드·컵」축구대회에서의 동·서독 대결을 앞두고 상주대표 교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양독 사절은 분단독일의 특수관계를 감안한 서독 정부의 요청으로 상주대표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완전한 외교사절의 신분은 향유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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