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된 일인처들의 비참한 현실 인도적 입장서 외면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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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송일본인처 자유왕래실현운동본부장(이께다·후미꼬」(27·지전문자·본명은 강리천등미자) 여사가 반공단체 국제승공연합부인회 초청으로 20일하오1시 KAL편으로 내한했다.
파란줄무늬의 「투피스」를 입고 김포공항에내린 「이께다」여사는 『북한실정을 모르고 북송선을탄 사람들가운데 일본인처들로부터 비참한 내용의 편지를 받았을때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참을수가 없었다.
자유왕래는 꼭 실현되어야하며 이운동의 취지와 현황을 한국인에게 자세히 알려 이해시키는한편 협조해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러왔다』고 말했다. 「이께다」여사는 자신이벌이고있는 이운동에 대해 『일본언론이 아주 냉정한태도를 보이고있다』고 비난하고 『오히려 한국언론이 일본문제를 크게 취급해주고있어 고맙게 생각한다』고말했다.
또 한국정부에 대해서는 남북적십자회담때 이문제를 강력히 반영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일본안에서는「비라」「포스터」등을 붙이는데도 조총련으로부터 「테러」를당하고있고 협박전화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폭로했다.
한국인남편 조성준씨(현재 대구거주·국제승공협회경북사무국장)와 지난69년 결혼했다는 「이께다」여사는 자신의 운동을 일본국회의원들에게도 호소하고 있는데 특히 중의원외무위에서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께다」여사는 68년 중앙대학재학당시인 21세때 「미노베」(미농부) 동경지사의 조총련계 조선대학교 인가에대한 반대투쟁을 벌이다가 조총련으로부터 얻어맞고 자동차에 치여죽을뻔하는등의 위험한 고비를 넘긴적이 있다며 지금도 죽음을 겁내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일곱번이나 방문, 낯설지않다는「이께다」여사는 『개인적으로는 유관순을 존경한다』고도했다.
그는20일간한국에머무르면서21일서울대·이대등에서17회에걸쳐 각대학과여성단체, 26일부터 부산·대구·인천·전주·광주·대전·청주등에서 한국인남편을따라 북송된 일본인처 자유왕래실현운동취지와 활약상에 관한 강연회와 적십자사·반공단체를 방문, 이운동의 취지를 전할 방침이다. 이날 「이께다」여사는 북한에 사는 어린 손자가 동경의 할머니에게 보낸 처절한 편지 한통을 공개했다.
오랫동안 쓰고싶은 편지를 보내지못한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받은편지는 잘읽었습니다. 이곳에는 곤란한 것이 너무 많습니다. 도저히 공부도 할 수 없고 일본말도 쓸 수 없어 글씨연습도 제대로못했으니 잘읽어주셔오. 물건이 부족해 손수건하나도 없습니다. 몸에 맞는옷은커녕 입을옷도 없으니 옷한벌을 꼭보내주셔요. 껌과메밀국수가먹고싶어죽겠어요. 잊지말고보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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