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차로 뒤진 경기 종료 직전 아이재아 빅터의 마지막 슛이 바스켓을 흔들었을 때 그의 발은 3점라인을 밟고 있었다. 한발짝만 뒤로 물러났어도 프로농구 모비스는 연장으로 갈 수 있었다. 모비스의 힘은 그 한발짝만큼 TG에 못 미쳤고, 그 엄연한 차이 앞에서 울산의 열혈 팬들은 울어야 했다.
TG의 플레이오프 4강 진입은 1999년 이후 4년 만이다. TG는 오는 23일 정규리그 2위팀 LG와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놓고 5전3선승제로 맞붙는다. TG는 시즌 전적 5승1패로 LG를 압도했다. 1차전에서 확인한 TG의 높이에 부담을 느낀 모비스는 승리의 열쇠를 외곽에서 찾으려 들었다.
골 밑을 완전히 돌파해 바스켓이 훤히 보이는데도 외곽의 슈터들을 찾아 패스를 내줄 정도였다. 데니스 에드워즈의 초반 슛감각이 좋았지만 에드워즈의 골 밑 공격은 복서가 안면을 때리기 위해 복부를 가격하듯 페인트에 불과했다.
TG는 2쿼터 중반을 넘어설 때 '낌새'를 알아챘다. 김주성.리온 데릭스의 공격으로 TG는 전반 종료 1분 전 41-31로 리드하면서 주도권을 잡았고 줄곧 끌려가던 모비스는 4쿼터에야 '모범 답안'을 발견했다. 에드워즈.아이재아 빅터가 TG의 골 밑을 흔들자 외곽에서도 기회가 났다.
우지원.김태진이 연속 3점포를 터뜨린 4쿼터 5분쯤 62-67로 따라붙었을 때 분위기는 모비스로 넘어갔다. 종료 21초 전에는 79-80까지 바짝 다가섰다.
더구나 자유투를 얻은 TG의 리온 데릭스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그러나 TG 데이비드 잭슨에게 리바운드를 뺏기고 김승기에게 파울로 자유투 2개를 허용하면서 맹추격전은 수포로 돌아갔다.
울산=허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