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는 본래 한해였다-2백3년전 브리타니카 초판에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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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민족이 옛날부터 동해라고 부르고 있는 한반도 동쪽의 바다는 최근세에 이르러 해외각국에서 일본해(SEA OF JAPAN)라고 불려져 현재 각국의 지도와 해도에는 예외 없이 일본해 라고 표기 돼있는데 177l년 즉 지금부터 2백3년전에 발행된 「브리타니카」대백과사전 초판의 「아시아」지도에는 동해가 「한해」(SEA OF JAPAN)로 표기되어 있음이 발견되어 주목할 만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있다.
「브리타니카」의 초판(전3권)은 1768년부터 1771년까지 4년 동안에 편찬된 것인데 창간2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재 간행된 사본에 의하면 제2권의 「지리」항목에 「유럽」·「아시아」·「아프리카」·남북「아메리카」등 5대주의 지도가 곁들여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영조 46년에 해당하는 1770년의 전기 「아시아」지도에서는 한반도 동쪽바다는 「한해」(SEA OF COREA)로 표기돼 있고 서쪽바다는 황해(YALLOW OF SEA)로 표기되어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다 같이 한반도 동쪽바다를 동해로 호칭하고 있다. 즉 「삼국사기」 제 삼십사권 잡지 제삼 지리1」에는 『동해의 절도상에 대인국이 있다』는 귀절이 있으며 「삼국유사 제2권 문호왕 법민」조에는 『죽은 후 호국대 용이 되어 불법을 숭상하고 나라를 수호하려고 한다』는 유언에 다라 문무왕을 동해중의 대암상에 장사 지냈다는 구절이 있다
1653년 일본「나가사끼」(장기)로 항해하던 중 제주도에 표착한 화란 선원 「헨드리크·하멜」(Hendrick Hamel)이 귀국 후 우리나라를 세계에 처음으로 소개한 『난선제주도난파기』(1668연출판)에 들어 있는 『조선국기 에는 동해를 『대해』 또는 『동북해』로만 표기되어 있으며 일본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일본측문헌에 의하면 『일본해』라는 명칭은 서기1815년에 노서아의 제독이며 항해가인 「쿠르젠슈테른」이 작성한 해도에 기재된 것이 효시라고 하며 이후 각국의 해도에 일본해라는 명칭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세계지명사전 평범사간).
일본해의 명칭이 「크루젠슈테른」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데 대해서 서울대 사대의 이지호 교수(전대한지리학회장)도 이를 시인하고 있으며 지도상의 SEA OF COREA 라는 표기는 이번에 처음 보는 일로서 귀중한 자료가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나타난 바와 같이 동해 조선해 창해 등 우리의 대내적 호칭도 몇 가지 있지만 국제적으로도 지난 반세기 동안 최소한 SEA OF COREA, SEA OF JAPAN, MER ORIENTALE 등 몇가지 명칭으로 불려오던 중 일본의 세력이 팽창하는 시기와 때를 같이하여 이 지역을 탐험한 「쿠르젠슈테른」이 국제적 해도에 일본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을 계기로 하여 일본해로 굳어져 버린 것으로 보인다. 【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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