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다찌」, 박종석군에 굴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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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 특파원】재일 한국인의 취직차별로 분규를 일으켜온 일본의「히다찌」제작소는 17일 하오 문제된 재일 한국인 박종석군(23)에 대한 채용결정 취소조치를 철회하고 『회사측이 채용을 취소한 1970년 9월21일 시점에서 입사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타협안을「박 군을 지원하는 모임」측에 제시했다.
이같은「히다찌」측의 전면후퇴로 4년을 끌어온 분규가 한고비를 넘겼으나 박군 측은 아직도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 안된 것으로 보고 계속 투쟁을 해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17일 하오「히다찌」제작소 측은 주일한국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박군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채용취소조치를 철회하는 한편 1970년 9월21일 기준으로 지금까지의 임금 전액 1백80만「엥」정도와 위자료 50만「엥」등 박군이 소송을 통해 제기한 청구를 모두 인정한다. 박 군의 입사와 관련한 구제 적 처우는 박군 또는 박 군이 지정하는 대리인과 협의, 결정한다. ②채용절차에 있어서 결과적으로 차별이 될 우려가 있는 점은 앞으로 조속히 이를 검토, 개선하여 다시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회사책임으로 철저히 대처해 가겠다고 밝혔다.
「히다찌」측은 또한 이 문제와 관련,「히다찌」제작소의 재일 한국인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불충분했으며 박 군을 비롯, 여러 방면에 많은 폐를 끼친 점을 유감으로 생각하고 사과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히다찌」측은 지금껏 인정하기를 거부해왔던『일반적으로 외국인은 특수기능을 갖거나 회사가 특별히 필요로 하는 경우에만 채용한다고 노무담당자가 단언한 바 있다』는 박군측 주장을 시인하는 한편 이 같은 발언은 회사방침과 다른 관계자들의 지나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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