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여선생집서 살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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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4일낮12시20분쯤 서울성동구학동 영동11단지 시영주택18호 조민구씨(40·한국「카길」판매부징)집에서 조씨의 죽은 전처 임경자씨(사망당시31세)의 제자인 이모군(18)이 쇠망치와 대검을 들고들어가 안방에서 놀던 조씨의 처조카 김영혜양(5)의 뒷머리를 쇠망치로 때려 숨지게하고 조씨의 처제 전만옥양 (22·홍익대동양학과 4년) 전양의 친구 이희숙양(21·경희대4년) 성기정양(22·성인의월 간허원) 가정부 김난영양(21) 등 4명에게 중상을 입히고 달아났다가 범행4시간만인 이날하오4시20분쯤 경찰에 잡혔다.
경찰은 이군으로부터 『중학교때 선생이었던 죽은 임씨와 2년전부터 정을 통해왔으나 임씨가 죽자 계속 울적해진데다 조씨가 곧 다른여자와 결혼, 임씨를 쉽게 잇어버린 것에 화가 치밀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을 받고 이군을 살인·살인미수 및 강도등 협의로 구속했다.
이군은 봄비가 내린 이날 죽은 임씨생각이 부쩍 떠올라 상오10시쯤 조씨집에 전화를 걸었다가 가족들로부터 조씨가 재혼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되자 조씨가 자기가 흠모하던 임씨를 쉽게 잊어버린 것에 격분해 그길로 동대문시장에 나가 쇠망치1개, 군용대검1자루, 「나일론」끈등을 1천7백원에 사 갖고 조씨집을 찾아갔다.
조씨는 마침 12일밤 교통사고를 당해 경희의료원에 입원했고 부인 전구옥씨(27)도 병원에가고 없었다. 이군은 『죽은 임씨의 동생인데 누님이 왜 죽었는지를 모르겠다』고 하면서 안방에 들어가 1시간쯤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칼과 쇠망치를 휘두르면서 전양등 5명을 안방에 가두고 옷을 벗긴 뒤 손을 뒤로 묶어놓고 전양의 하복부에 상처를 내고 5명의 머리동을 차례로 난타했다.
이군은 범행뒤 강도로 꾸미기 위해 장롱을 뒤져 낚싯대·탁상시계등 20여가지를 챙겨달아나 서울성동구 자기집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잡혔다.
죽은 임씨는 뛰어난 미모로 S여대국문과와 K대대학원을 나와 S중(서울마포구)교사로 취직했었다.
이군은 지난 70년 가을S중학 2학년때 학생회장에 당선되어 임씨로부터 축하인사를 받고난 뒤부터 사제지간으로 가깝게 지내게됐다.
이군은 72년1윌(당시16세) K고교(서울종로구)에 진학하고난 뒤 임씨와 청평에 놀러갔다가처음으로 정을 통한 뒤 그해5월 휴학했으나 자주 만나 관계를 계속했다.
임씨는 73년5월 조씨와 중매결혼했으나 이군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다가 남편 조씨에게 들켜 곧 별거, 심한 신경쇠약증상을 보이다가 73년10월중순 병사했다.
3남2녀의 차남인 이군은 지능지수가 1백49로 학교성적이 극히 우수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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