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해외상사활동의 주종|미니 다국적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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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다국적기업이라면「제너럴·모터즈」나 IBM등 미국의 초대형기업을 연상하는 게 우리들의 상식.
한데 최근 미국의「부스·앨런·해밀턴」이 투자상담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다국적기업의 주종은 단연 중소기업들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 회사는 61∼70년 사이에 총1천3백86건의 해외공장신설·확장, 기술협정을 분석한 결과 건당 5천만「달러」이하 짜리가 총액의 34%를 차지한데 반해 10억「달러」이상인 것은 16%뿐이었다고 발표.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은 해외판매비율 면에서도 대기업들을 능가,「제너럴·일렉트릭」의 경우 총 매상 가운데 해외판매액의 비중은 16%,「제너럴·모터즈」는 15% 정도지만 중소기업들은 25% 이상이 흔한 것.
이와 같은 사실은 CB(전 미경제심의회)의 조사결과에서도 마찬가지. 68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해외활동을 벌이는 회사가 50개, 총 매상의 10∼45%를 해외에서 올리는 회사가 25개임이 밝혀졌다.
게다가 해외활동을 벌이는 50개 사 가운데 31개 사는 해외에 공장을 갖고 있는「케이스」고 그 중 14개 사는 3지역 이상에 진출했다는 것.
중소기업의 이와 같은「미니」다국적 기업화는 선진기술이라는 발판이 있기 때문. 그래서 전자·정밀기계등 기술독점이 두드러진 분야일수록「미니」다국적기업의 발판이 되고 있다.
예컨대「뉴잉글랜드」의 어떤 전자제품「메이커」는 개발도상국에 보따리 생산공장을 차리는 방식으로 회사규모를 5년만에 4배로 확장. 또 「컴퓨터·머쉬너리·코오퍼레이션」사는 69년 영국에다 2백만「달러」를 들여 종업원 75명 짜리 공장을 세웠는데 지금은「프랑스」·서독·「이탈리아」에까지 진출하고 있다는 것.
재미있는 것은「미니」다국적기업이 이처럼 실속을 차리는데도 욕은 대형다국적기업이 도맡아서 먹는다는 점.
하지만 현재의 추세가 계속될 경우 기술을 앞세워서 푼돈을 긁어 가는 이들「미니」다국적기업들도 비난의 표적이 되어「당할 날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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