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 새누리 차기 원내대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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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5월 초에 열릴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조기에 달아오를 조짐이다. 당초 5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8월로 연기될 것이 유력해지면서 차기 원내대표의 위상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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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이 전대를 늦추려 하는 이유는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을 치르고 난 이후 당 대표를 뽑아야 새 지도부의 정치적 부담이 적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박근혜계 핵심인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4월께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5월에 새 원내지도부가 구성되면 원내지도부가 당 비상대책위원회도 겸임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년보다 일찍 차기 원내대표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가장 출마의지가 강한 사람이 4선의 이주영 의원이다. 그는 이미 세 번이나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다. 고정표가 있고, 친박계지만 계파색이 엷어 두루 친분이 있다. 지난해 경선에서도 당 주류가 민 최경환 현 원내대표에게 불과 8표 차로 석패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대중성이 떨어져 지방선거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의문표가 붙는다.

5선의 남경필 의원도 원내대표 도전의사를 보이고 있다. 2012년 경선에 출마했던 남 의원은 당시 1차 투표에선 1위를 해 돌풍을 일으켰다가 결선투표에서 이한구 의원에게 7표 차로 진 경험이 있다. 대중 인지도 면에선 후보군 중에 가장 낫다는 평가다. 하지만 당내 비주류여서 청와대가 부담을 느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경기지사 차출설도 끊이지 않는다.

 당내 충청권의 대표 주자인 이완구(3선) 의원은 최근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 의원은 원래 당권 주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전대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원내대표 쪽으로 급선회하는 기류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려면 충청권 인사가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줄곧 펴 왔다. 친박계 주류는 아니지만 청와대와 관계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9년 만에 원내에 복귀하다 보니 당내 기반이 부족한 게 핸디캡이다.

 이명박계 출신이면서도 친박계와 가까운 김기현(3선) 의원이나 친박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홍문종(3선) 의원도 원내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원조 친박인 유승민(3선) 의원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비록 8월 전대까지 한시적이긴 해도 집권당의 얼굴로서 전국 단위 선거를 지휘한다는 건 정치적 기회다. 선거 결과까지 좋으면 정치적 체급을 높일 수 있다.  

◆대변인 3톱 체제=새누리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대변인을 3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유일호 대변인을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 이동시키면서 초선의 박대출(경남 진주갑)·함진규(경기도 시흥) 의원을 발탁했다. 이들과 민현주(비례) 현 대변인 등 3인이 공동으로 당 대변인을 맡게 된다.

 유일호 대변인이 온건 성향이라면 박대출·함진규 의원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선거에 대비한 전투형 포진이란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변인 임명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정하·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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