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랑 40% 득표 점친 불 여론연구소, "자신 없다" 주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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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선거하면 으례 여론조사가 따르기 마련. 어느 후보는 몇%, 누구는 몇% 획득할 것이라느니, 1차 투표 결과는 이렇고 2차 투표에서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점쳐 후보자의 마음을 죄게 하고 유권자의 호기심을 채워 준다.
그러다가 투표함을 막상 깨 보아 여론조사 결과가 맞지 않는다 해도 상상을 뒤집어엎었다』고 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여론조사라 해서 꼭 들어맞으란 법은 없으니까.
「도버」해협 건너 영국에서 지난 70년과, 금년2월의 총선 때 실시된 여론조사는 수 차례 모두 빗나가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70년 선거 때 노동당의 압승은 기정사실로 모든 여론조사 기관이 입을 모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보수당이 승리했는데 『노동당의 승리가 눈에 보이는 것처럼 확실하다는데 내 한 사람쯤 빠져도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노동당 지지자들이 투표에 불참한 것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조사기관의 궁색한 변명이었다.
금년 총선에서도 세계적 공신력을 자랑하는 「갤럽」·「해리스」 등 미국의 두 여론조사 기구까지 동원, 『보수당의 신승』을 예보했지만 그 결과는 또 빗나갔다. 특히 선거결과를 점치는 여론조사라는 것이 이처럼 엉터리일 수 있다는 것이 여러 번 증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여론조사라는데 적지 않은 관심을 쏟고 있다. 「퐁피두」의 후임을 뽑는 「프랑스」대통령 선거만 해도 그렇다. 등록 마감일인 16일을 하루 앞두고 무려 22명의 후보자가 출마 의사를 표명했으니 여론조사가 한몫 안 낄 수 없다.
벌써 좌익계·우익계의 신문들이 제나름대로 선거예상 보를 내었고 여기에 「프랑스」의 「갤럽」이라 할 만한 IFOP(「프랑스」여론연구소)가 『권위 있는 분석』을 발표, 사회당의 「미테랑」이 40%, 집권파 중 「샤망 델마스」가 40%, 「지스카르·데스텡」이 27%를 1차 투표에서 득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IFOP가 자신의 조사결과가 꼭 맞는다 할 수 는 없다고 자인한 점이다. 이 기관의 전문가 「강·샤를로」는 지난 65년 「드골」「미테랑」결전 때 IFOP는 최초의 조사에서 「미테랑」은 고작 16%, 선거 직전 조사에서는 26%를 득표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정작 제1차 투표에서 32%, 2차 결선 투표에 46%나 얻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선거에서도 「미테랑」은 40% 이상을 득표할 것으로 본 것,
IFOP가 자신의 조사 결과에 「자신 없음」이란 주를 붙이게 된 이유는 이밖에도 있다.
지난 69년 선거 때도 좌파에서 4명의 후보가 난립하자 IFOP는 좌파 전체의 지지자는 26%일 것으로 보았으나 실제는 그보다 4%많은 30%를 득표했었다.
고도의 과학이 동원된 여론조사가 이처럼 헛 다리를 자꾸 짚는 것을 보면 속담대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치 사람 속은 알기 어려운 것인가 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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