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각광받는 비행선 개발-미·영·불·서독서 대형 비행기 공해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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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20∼30년대만 해도 공항교통수단으로 널리 애용되던 비행선이 1937년5월 미국 뉴저지 주 허스트 공항에서 발생한 힌덴부르크호 폭발사고 이후 우리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최근 선진국에서는 선전광고·TV중계·대기오염 조사·수송수단으로 비행선을 이용하는 개발연구를 서두르고 있다.
비행선은 공기보다 가벼운 수소나 헬륨을 이용하여 얻어지는 부력으로 공중에 뜨도록 하고 여기에 추진력을 부착시키는 점이 보통 비행기와 다르다. 헬리콥터가 프러펠러를 사용하여 얻는 양력 대신에 비행선은 가벼운 기체를 사용하는 것이다.
수소는 가벼워서 부력이 훨씬 크긴 하나 폭발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지금도 모두 헬륨을 사용하여 안전성을 도모하고 있다.
비행선은 넓은 공항이 필요없고, 소음도 없는데다가 안정성도 현존하는 어느 교통수단에 뒤지지 않는다.
비행선은 경식·연식·반경식의 3종류가 있다. 경식은 보통 알루미늄 합금으로 비행선 골조를 만들고 외부는 목선이나 리넨으로 덮고 기양는 합성섬유로 되어있다.
서독에서는 원자력 엔진을 탑재한 전장 3백24m, 승객 6백50명에 화물 1백50t을 싣고 3백㎞의 시속을 가지고 유럽 주요도시와 미국을 연결하는 원자력 비행선을 건조하려고 구상중이다.
영국도 디젤·엔진을 쓰는 전장 4백85m, 화물 1천t을 실을 수 있는 화물 비행선을 건조하여 유럽과 영국 주요 도시간을 연결시키려고 한다.
프랑스도 전장 3백m, 승객 4백명에 시속 1백52㎞를 가지는 원자력 비행선을 건조하여 대서양 정기항로를 개설하려고 구상중이다.
비행선 개발에 있어서 최대 장애는 기술상 문제가 아니고 일반인들이 비행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다.
즉 비행선은 바람에 대해 약하고 더구나 강풍이라도 불면 전연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잘못된 생각이 그것이다.
앞으로 대기오염·해안오염 조사, 어업자원·해중자원 조사, 해안기상 데이터 수집, 해난·천재시 연결구조·취재 등에 비행선이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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