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군 횡포 그린 영화 일서 상영취소|군사정권의 탄압 다룰「버트런드·러셀」국제재판소|마틴 주월 미 대사·NYT대결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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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군부의 반란을 진압하고 수십 명의 관련 장병들을 즉결처분하는 등 바쁜「정무」에 쫓기던「이디·아민」「우간다」대통령이 25일 긴급 각의를 소집, 그의 이혼문제를 들고 나와 또 무슨「중대발표」가 나올 줄 알고 긴장했던 각료들은 안도의 한숨.
자신이「우간다」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아민」대통령은 4명의 아내 중 1명은 자기와 인척관계에 있어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고 다른 두 명은 상업활동에 관계, 자신의 혁명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에 부득불 이혼하게 됐다고 각계에 통고. 따라서 15명의 자녀를 낳아 준 아내들 중 3년 전 네 번째 아내가 된 가장 젊고 아름다운「마디나」(사진 왼쪽 끝)만이 그의 곁에 남게 됐다.
『「파리」의 중공인』이란「프랑스」영화로「프랑스」와 중공관계가 긴장상태를 겪은 데 뒤이어 이번에는 일본의 한 반전영화로 일·소 관계가 미묘해지고 있다.
일본의「도호」영화배급회사는 25일 소련 정?의 항의로 2차 대전당시「사할리」에서 소련군에 저항하다 죽은 9명의 일본여자 전화교환수의 비참한 죽음을 그린 영화의 배포를 취소했다.
JMP회사가 83만5천「달러」를 들여 제작한『빙설의 문』이란 이 영화는「도호」회사가 흥행에 자신을 갖고 선정한 것으로 이미 70만장의 예매표까지 나갔다는 것.
배급회사측은『이 영화가 일·소 관계를 저해할 것』이라는 소련 측의 항의를 받고『일·소 관계, 특히 교역관계를 고려해서 자진 상영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제작사인 JMP는 전쟁의 악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한 이 영화는 배급회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상영을 강행하겠다는 강경한 태도. 「도호」측은『빙설의 문』이외에「솔제니친」원작의『「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도 상영 취소키로 했다고.
한편 주일소련대사관은 당시 소련의「사할린」점령은 영화에 묘사된 것 같이『침공』이 아니라『해방』이었다고 주장.
「세계의 양심」을 자처하는「버트런드·러셀」국제재판소가 오는 30일「로마」에서 2차 재판을 개정하게 된다.
67년 월남전에서 자행되는 미군의「전범」사실들을 고발하여 국제적인 반전분위기를 자극했던 이 재판소는 인권침해에 대한 범인류적 고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칠레」「우루과이」「아이티」「브라질」등 남미군사정권의 국내 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다국적 회사의 정치·경제적 해독, 남미 경제일반 등 세 가지 문제를 놓고 많은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판을 진행시킬 예정이다. 이번에도 물론 이러한 행사를 통해 이들 문제를 여론화하는데 그 주목적이 있다.
『「그레이엄·마틴」은 미국대사인가 아니면「티우」의 대사인가?』 최근「뉴요크·타임스」지와「마틴」주월 미국 대사와의 싸움을 두고「워싱턴·포스트」지 사설은 이렇게 개탄, 월남문제에 관한 언론 대정부의 대결이 또 한번 불꽃을 튀긴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의 군사원조 때문에 월남의 전쟁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는「뉴요크·타임스」지의 기사에서 비롯되었다. 발끈한「마틴」대사는 18「페이지」에 달하는 항의문을 통해 언론과 의회의 월남비판이 월맹 측의 주장과 일치한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월남의 현 전투는『공산군의 증강과 공격에 대한 응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월남군 과정에서 언론과 정부간의 의견대립은 언제나 있어 왔던 것이지만 결국 언론이 주장해 온 방향으로 이 전쟁이 끝난 마당에서 현지 대사가 아직도 주재국 지도자에게「무비판적으로 헌신」하는 것을 나무라면서 이 사설은 월남전이 냉전 지향적인 구시대의 인간들에게 아무런 교훈을 주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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