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진로 찾는 미국 영화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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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예술은 분야마다 상당한 변모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정신문명의 변질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회구조의 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이다.
3회에 걸쳐 예술 각 분야의 현상을 분석하고 있는 주간지 「뉴스위크」는 2월 25일자 「시리즈」 마지막 회에서 영화에 대한 현황을 파헤쳤다.
불과 2만 권 정도 팔린 책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르는가하면 고작 수 10만의 관객을 끌어 모은 연극이 「히트」한 연극으로 손꼽히는데 비해 지난해 극장을 찾은 영화관객의 수는 9억에 달한다. 이것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프로」축구의 관중보다도 많은 숫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영화사들이 도산 직전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가령 전성기의「메이저·컴퍼니」였던 「컬럼비아」영화사만 해도 1억 6천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부』가 1억 5천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은 영화관객의 발걸음이 제한된 몇몇 영화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영화산업은 흥망을 걸고 전력 투구하거나 아니면 소규모라도 「섹스」등 문제성 있는 영화를 만들거나 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더스틴·호프먼」 「스티브·맥퀸」공연의 『파필리온』 『대부』 2편 『위대한 「개스비」』등이 전자에 속하는 영화들이며 「섹스」를 다룬 『목구멍 깊숙이』 『신들린 사람들』등이 후자에 속하는 영화들이다.
이러한 영화조류 속에서 기존 세력들이 대작 위주의, 신진세력들이 문제작 위주의 영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실은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문제는 신진세력들의 이러한 영화활동이 법이나 그 밖의 상황에 의해서 많은 제약을 받는다는 데 있다. 가령 이들이 영화 속에서 「섹스」를 다룬다면 그것이 노골적이면 노골적일수록 이들이 받는 제약은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우리가 허약한 방향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우리는 그 만큼 안전하지만 관객에게는 무엇을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하는 것이 이들의 고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시스·포드·코플라」 「피터·보그다노비치」 「윌러엄·프리드키」등 젊은 영화작가들은 그들의 영화활동이 미국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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