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안정 위해 카드채 매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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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시중은행장들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 등 8개 시중은행장과 신동혁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낮 오찬 회동을 하고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카드채 매입 등을 통해 카드사의 유동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별로 자금 운용상황을 점검, 보다 적극적인 주식투자 개선방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SK글로벌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SK글로벌을 채권단이 공동관리하고, 각 은행들은 채권단 운영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해외 채권도 국내 채권과 마찬가지로 동결하기 위해 이르면 내주 중 협상단을 구성, 해외 채권단과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SK글로벌의 전체 채권 규모가 8조5천7백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장 회동=이날 회동에서 은행장들은 하나은행 측으로부터 SK글로벌 부채 현황과 해외 채권단 동향 등을 보고받고 고통 분담 차원에서 국내외 채권단의 동등대우 원칙에 따라 해외 채권의 잠정 동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장들은 SK글로벌 채권의 80% 정도를 국내 은행이 갖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채권단 운영에 적극 협조해 사태를 조기 수습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 채권이 대부분인 데다 무담보 대출이 95% 이상으로 은행들이 서로 비슷한 입장이어서 은행권만 적극적으로 협력하면 해결의 가닥을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채권 규모=하나은행은 17일 국내외 채권단의 채무액 신고를 마감한 결과 ▶국내 채권 6조5천8백80억원(해외 지점 포함) ▶해외채권 1조9천7백95억원(국내은행의 해외 현지법인 채권 6천억원 포함) 등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 채권 중 은행권이 5조4천5백18억원으로 전체 채무의 82.8%를 차지했고 2금융권은 ▶증권.투신 8천4백5억원 ▶보험사 2천9백56억원 등 1조1천3백61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적용되는 채권 대상규모는 전체 채권에서 해외채권을 제외한 국내 채권 부분이다. 채권단은 19일 회의를 열고 이들 채권의 처리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초 8조2천억원 규모로 추정됐던 SK글로벌의 전체 채권액이 다소 늘어난 것은 70% 이상이 환율에 따라 계산되는 DA(인수도방식 수출환어음) 등 무역금융인데 2월 말보다 원화 환율이 달러당 50원 이상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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