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한국여자농구의 요람|이화여고 농구「팀」돌연 해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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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여자농구의 요람으로 거의 반세기동안 수많은 여자농구 선수들을 배출해온 이화여고농구「팀」이 20일 돌연 해체를 선언했다.
또한 지방「팀」으로 대표후보인 전계숙(조각은)을 배출, 각광을 받아온 충남의 호수돈 여고, 최근3, 4년동안 착실히 실력을 쌓아온 명성여고「팀」도 지난 12월과 1월에 각각 해체돼 한국여자농구선수의 온상으로 지칭되는 여고농구가 존폐의 기로에서 허덕이고 있다.
여고농구의 이같은 위기는 70년도에 처음 채택된「드래프트·시스팀」 때문에 여고농구가 4년동안 줄곧 시련을 받아왔고 특히 올해엔 체육특기자들이 선발고사에 묶여 「팀」에 배정되지 못했기 때문에 선수부족으로 「팀」유지가 어렵기 때문인 것.
이중에서도 이화여고는 여고농구 일류「팀」으로 숙명과 함께 한국여자농구를 창시, 지금까지 대회에 거의 빠짐없이 출전해온 전통의 「팀」이었다는 점에서 큰 「쇼크」가 아닐수 없다. 이화여고는 50년대 후반 전정희, 60년대에 김인수, 70년대에 조??(신탁은)등 대표선수를 배출했으며 지난71년6월10일 제7회 쌍룡기쟁탈 전국남녀 고교우수「팀」초청농구대회에서 우승, 47년 제2회 전국종별대회(전주)이래 24년만에 여고농구의 정상을 되찾았고 이때의 주전선수들이 졸업, 오늘의 신탁은 「팀」을 창설하여 실업「팀」에서는 정상급으로 발돋움했다.
이화여고측은 선수10명중 5명이 선수생활을 청산하고 학업에만 전념하게 돼 선수가 5명뿐이어서 해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중 1백82cm의 장신「센터」조영난(고2)은 앞으로 가장 뛰어난 대표선수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조선수는 현재 덕성여고가 받아들여 훈련시키고 있으나 이적이 순조로울지 의문이다.
이들 3개「팀」의 해체로 앞으로 여건이 비슷한 다른 「팀」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많아 「아시아」정상을 누리고 있는 한국여자농구도 더 이상 명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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