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부정 합격했다" 교사인 아버지가 취소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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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주】순천시 남국민학교 교사 정형모씨(42)는 아들 정모군(15)이 대리 시험으로 순천 매산고교에 부정하게 합격했다고 밝히고 학교측에 이 사실을 알려 합격을 취소했음이 13일 하오 밝혀졌다.
정 교사의 호소에 따라 전남도교육위원회는 이대노 학무국장을 현지에 보내 진상 조사에 나서는 한편 경찰과 함께 입시 시험 관리 경위를 조사하고있다.
정 교사가 아울러 부정을 알게된 것은 지난 6일. 아들 정모군은 전기고교인 순천고교에 응시했다가 낙방했는데 2월6일 합격자를 발표한 같은 전기고교인 매산고교의 합격자 명단(수험번호 25번)에 아들의 이름이 들어 있더라는 것.
즉시 아들을 불러 경위를 따진 결과 정군은 담임을 속여 순천고교와 매산고교 두 군데에 원서를 내고는 자신은 순천고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매산고교에는 고교검정고시를 준비하고있는 친구 최모군(16)을 시켜 자기이름으로 대리시험을 치르게 했다는 것이다.
아들의 실토를 들은 정교사는 즉시 이 사실을 매산고교 김오봉 교장(53)에게 알리고 합격을 취소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학교측은 시험 관리 경위를 자체로 조사한 결과 입학 원서의 사진 등이 정군의 것으로 되어있으나 시험 감독으로 들어간 8명의 교사가 이를 적발하지 못한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
이에 따라 학교측은 정군의 합격을 취소하고 차점자인 김용안군(15·광양군 진상중 출신) 에 대해 추가합격통지서를 보냈다.
아들의 부정합격을 밝힌 정교사는『아무리 내 아들의 일이기는 하지만 교육자의 양심으로 그대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군의 중학교담임인 순천S중 정동연 교사는 경쟁이 심해 눈치작전으로 입학 원서를 두장씩 써 가는 경우가 많아 정군의 경우도 그런 줄 알고 두 장을 써주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군은 13일하오11시쯤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 아버지 정교사에게『아버지보기가 미안하다. 자살해 버리겠다』면서 집을 나간 뒤 14일 상오10시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고 었다. 이에「쇼크」를 받은 정 교사는 14일 상오 갑자기 집에서 고혈압 증세를 일으켜 졸도, 순천시내 정 의원에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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