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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논쟁 잇달아 진통 겪는 한국기독교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기독교계는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정세에 대응하는 기독교인의 양심과 신앙문제에 직면해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그 갈등의 표현으로 교계에선 몇 가지 논쟁이 야기되고 있으며 대 사회적인 또는 교회 내적인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기독교계에서 일고 있는 논쟁가운데 특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대학생선교회의「엑스플로」74 개최를 둘러싼 논쟁, 극동방송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과의 논쟁 등은 교회내외 적으로 적잖은 파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엑스플로」74 논쟁>
한국대학생선교회(이사장 김준곤 목사)가 주축이 되어 오는 8월 서울에서 열기로 되어 있는「엑스플로」74 세계기독교대회에 대한 국내교계의 찬반논의다.
73년에「빌리·그레이엄」집회는 3백만 명의 인파를 동원했던 한국기독교가 74년에 갖는 세계적인 부흥집회의 준비진척단계에서 기독교계가 양분된 발언을 함으로써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73년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그 산하기관들이『빈번한 부흥선교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엑스플로」74대회에는 무관하다고 태도를 표명, 전국의 교인들에게 냉담한 반응을 전달한데서부터 의견대립이 표면화됐다.
반대측은『한국교회의 의식을 둔화하고 교회의 일치에 반대되는 선교는 문제』라고 지적, 복음주의 적 교회기관들의 부흥집회가 너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한경직 목사 등은 이왕 준비중인 국제대회를 거의 완결단계에서 같은 기독교인들이 협조를 거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개최에 관련해선 따른 이유도 있겠으나 복음전파만이 전부라고 강조하는 복음주의 적 교회의 입장과 사회에 대한 기독자적 관심표명과 행동에 역점을 두는「에큐메니컬」교회의 입장의 대립이 표면화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극동방송과의 논쟁>
지난 1월19일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의 기관지인 주간『기독신보』는 기사에서「극동방송」이 『선교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망각하고 특정 교파형성의 움직임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 간접적 교회분열조장과 기성교회 비난을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극동방송 측은 성명을 통해『예장 합동 측의 기관지「기독신보」의 기사가 사실의 분명한 증거 없이 같은 교계「매스·미디어」를 공격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 이의 시정을 요구하면서 신문윤리 위에 제소하겠다고 했다.
극동방송 측은『창립이래 지난 20년간 한번도 방송윤리 회 등에서 잘못을 지적 받은 일이 없었음』을 상기시키면서「기독신보」보도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런데 문제가 되고 있는 극동방송국의 방송「프로」는 매일 상오7시10분부터 방송되는「은혜의 시간」의 권인찬 목사(극동방송 방송선교부장) 설교로『간접적 교리분열을 조장하고 기성교회를 비난. 독립교회를 형성함으로써 새 교파형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권 목사는 자신의「성동 교회」설교에선 기성교회의 부조리를 규탄한 일이 있으나 방송설교에선 성경의 참뜻만 얘기했을 뿐 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자신이 안수 받은 예장 합동 측에서 제명돼 독립교회를 운영하면서『성경의 참뜻을 이해시키며 헌금강요를 하지 않는 교회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공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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