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남성 에티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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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성은 모든 일에 민감하며 쉽사리 피곤을 느끼므로 남성은 여성을 보호하고 즐겁게 해줘야한다』(l948년의 「보그」지에서)는 가정아래 지켜져 왔던 구미사회의 「에티켓」이 시대에 알맞도록 고쳐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을 모으고 있다.
서구의 여성들은 이제까지 사회적인 지위나, 일반 가정에서의 위치에서와 달리 「에티켓」에 관한 한 남성들로부터 상당한 대접을 받아왔다.
미국의 남성잡지 「에스콰이어」지는 1953년 『여성들은 홀로 있을 때는 「택시」도 거침없이 부르며 「웨이터」에게 손짓을 하면서도 남성이 곁에 있으면 도움을 바란다』고 비판적으로 말하면서도 『남성들은 여성들을 위해 「코트」를 입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의 20년 후인 1970년에도 이런 「에티켓」은 변함이 없었다.
「에스콰이어」지가 70년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남성에게 품는 6가지의 불만 중 『코트를 입혀주지 않는다』가 『거친 말씨를 쓴다』 『식사 태도가 좋지 않다』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식사를 끝낸 후 그 값은 남성이 치르는 것이라든가 남성은 여성을 집까지 바래다주어야 한다는 등의 이런 사소한 「에티켓」은 고쳐져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있는 것이다.
1922년에 출판되어 1백만 부 이상이 팔린 「엘밀리·포스트」여사의 『에티켓』에는 여성이 돈을 치르면 남성은 당황하며 수치심을 느끼므로 여성이 돈을 치를 경우에는 미리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씌어있다. 또 넉넉한 여성이 넉넉지 않은 남성과 「데이트」를 하려면 남성의 형편에 따르도록 지적되어 있다.
그러나 오늘날 돈을 어느 쪽에서 치르든 별 문제가 없음을 흔히 볼 수 있으며 넉넉한 남성과 넉넉지 않은 여성의 경우 여성 쪽을 따라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코트를 입혀준다거나 집까지 바래다준다는 등의 사소한 문제는 여성이 남성의 도움을 받고 남성 역시 여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는 점이 지적된다.
한편 『복종하겠다』 『서약한다』는 등의 맹세로 이루어지는 결혼식의 절차도 앞으로는 결혼당사자들이 택한 간단한 문구로 대치되는 것이 좋다고 주장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매거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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