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탄받은「경제동물」|「다나까」수상의 동남아 순방과「데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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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16일AP합동】「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반일「데모」유혈극은 일본이 오늘날 여러가지 의미에서 전형적인 세계국가일지는 모르지만 동남아 지역에서 애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웅변해준다.
분노한 학생들은 동남아 순방을 거의 끝내 가는「다나까」일본수상에게 바로 이점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주었다.
「다나까」수상의 이번 동남아 순방은 친선방문이란 이름대로「다나까」수상 자신의 말마마나「경제동물」이라는 대일본「이미지」를 바꿔보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학생들이나 태국「말레이지아」의 학생들은 다같이 일본이「이미지」를 쇄신하려면 아직도 오랜 시일이 필요하며 한사람의 일본 지도자의 방문만으로는 부족하리라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태평양전쟁을 통해 일본에 점령되었던 동남아 국가들은 지난 수년동안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 가능성을 경계해야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사무라이」검 대신 불룩한 서류가방으로 무장한 새로운 일본군이 전쟁 피해보상으로 수백만「달러」를 쓰기 위해 l950년 중반에 동남아에 다시 들어섰다. 이 지역에 있어서의 일본의 대거진출은 1960년대에 무역과 원조라는 수단으로 더욱 활발히 전개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역은 일본측에만 유리하게 되어 균형을 잃어갔다. 원조는 동결되었고 일본산업에 혜택을 줄만한 곳에만 자금을 지출한다는 식의 조건부 형태로 진행되었다.
한 예로「다나까」수상 순방중 학생들이 가장 격련한 시위를 벌인「인도네시아」는 1967년이래 9억1천6백만「달러」에 달하는 일본의 경제원조 자금을 받아왔다. 작년 7월 현재까지 이 나라에 대한 일본의 투자총액은 2억5천2백만9천「달러」에 이르렀는데「인도네시아」 로부터 일본이 수입한 총액은 6억1천6백6만「달러」인 반면 일본의 대「인도네시아」수출액은 12억「달러」를 상회했다.
일본의 차관조건은 다른 선진국 차관의 평균 상환기간이 29년1개월임에 비해 22년1개월이며 연이율은「유엔」개발원조위원회가 요구한 2.6%보다 높은 3.5%로 엄격하다.
다른 선진기업들에 비해 종업원에게 저임금을 주고 보다 많은 것을 요구하는 일본인의 이러한 까다로운 거래는 일본의 해외기업에 친구를 갖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동남아 여러 국가중에서 특히 학생들을 자극한 것은 일본의 족문 배타적 경향이다.
일본인들은 비일본문화를 모르며 한데 엉겨 마치 제 나라에 있는듯이 행동한다. 많은 일본인들이 후진국 국민들을 대하는때 오만한 태도를 취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본정부는 이점을 깨닫고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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