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일·쇼크」속 통화개혁의 향방|lMF 20개국 재상회의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로마」에 통화회의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14, 15일엔 20개국 재상대책 회의가, 16일엔 EC재상 및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제3작업부회가 열렸고 17, 18일엔 20개국 재상회의가 열렸다.
이번 20개국 재상회의는 그동안의 통화협상을 총결산하는 모임이라 볼 수 있다.
작년 9월「나이로비」에서 열렸던 IMF총회에선 금년 7월말까지 국제통화개혁의 원칙을 매듭짓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석유파동이 터졌기 때문에 국제경제 여건도 일변했다.
각국의 입강도 종래와는 크게 달라졌다. 종래 서독과 같이 만성 국제수지 흑자국이던 일본은 적자국으로 전락하고 적자국이던 미국은 흑자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석유가격 인상으로 인해 「아랍」의「오일·달러」가 눈덩이처럼 부풀고있다.
국제통화문제에 있어「아랍」「오일·달러」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작년 「낙이로비」총회때만해도 장미빛으로 가득 찼던 세계경기가 이젠 암회색으로 불투명해졌다. 세계적 불황은 수출경쟁을 격화시키고 이는 또 한번의 전면전인 통화파동올 재연할 가능성이 있다. 금년엔 영국의「파운드」,「이탈리아」의「리라」가 몹시 화란을 겪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벌써 각국의 평가절하 경쟁이 서서히 일고있다.
EC통화 및「엥」화는 변동환율제의 이점을 최대로 활용, 별 저항없이 10∼15% 정도 절하됐다.
이에따라「달러」는 강세일로에 있다.
최근 EC 및 일본통화의 절하추세는 변동환율제의 관리「룰」에 대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있다.
변동환율제란 명목아래 각국이 평가절하 경쟁을 하면 세계는 다시 한번 대 혼란에 빠진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과 같이 격변하는 경제정세엔 변동환율제가 고정보다 훨씬 잘 기능하지만 장기적인 면에선 고정에의 복귀가 소망스럽다는 것이다.
따라서「나이로비」총회에서도 조정가능한 고정세율제로의 복귀원칙을 선언한바 있다.
이번「로마」재상회의에선 이러한 통화정세의 변동을 감안, 무엇보다도 먼저 7월말까지의 개혁안 합의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벌써부터 7월 합의연기설 나오고 있다. 통화정세의 변동에 대처하기 위해서 좀더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일본 등은 만약 7월 합의를 연기하면 국제 투기업자들을 자극, 다시한번 세계적인 통화파동이 일어날 것이므로 통화개혁을 더 서둘러야한다는 주장을 하고있다.
또 석유문제는 국제통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번 회의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논의돼야할 것이다.
「아랍」산유국은 이번 석유가 인상으로 연간5백억「달러」내지 7백50억「달러」의 수입증수가 예상된다. 이 석유수입 증수분은 EC·일본등 석유 수입국의 무역적자로 나타날 것이다.
이「오일·달러」의 적정한 관리·재 배분없인 국제 통화체제의 안정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따라서「오일·달러」를「아랍」산유국측이 개발도상국측에 경협으로 공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때 원리금 상환은 선진공업국이 보증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20개국 재상회의는 이러한 당면문제뿐만 아니라 아직 미결로 남아있는 국제통화개혁의 쟁점도 다루게 될 것이다. 현 주쟁점은 ①금과「달러」에 대체될 준비자산인 SDR (특별인출권)의 가치기준 결정 ②국제 수지조정의 「메커니줌」과 불균형에 대한 제재방법 ③미금세환의 재개와 동결부채의 결제문제 등이다.
이와 아울러 최근의 격변하는 통화정세에 기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IMF의 기구개혁 문제도 대두되고 있는데 현재론 20개국위의 상설기구화론이 유력하다. <최우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