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일만의 노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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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점잖은 문명국중에서도 고전적인 모범생이며, 균등사회고, 의회민주주의의 나라, 신사의 본고장인 영국은 미덥지 않게도 이제 산산조각으로 깨어지게끔 되었다』
근착 미주간지 「뉴스위크」의 표현이다. 『춥고 추운 겨울이 눈앞에』 라는 표제위엔 눈보라가 치는 사진을 싣고 있다. 역시 영국의 권위있는 주간지 「이코너미스트」도 최근호의 표지에 풍파속의 난파선을 그려놓고 있다. 그 배는 물론 「영국」이라는 섬나라를 의미한다.
「스코틀랜드」에서「콘월」에 이르는 영국의 전생산계열은 주4일을 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75만명의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었다. 또 수만의 상점들은 촛불 아니면「개스」등을 켜고 있다. 난방이 안된 것은 말할것도 없다. 지금의 영국은 2차대전 이후『최악의 국면에 있다』고 그들 스스로가 말한다.
이런 난국은 탄광노동자들의 파업에서 시작되었다. 27만명에 이르는 탄광노동자들은 3개월전에 임금인상을 외치며 「오버·타임」근무를 거부했다. 여기에 석유파동까지 겹쳤다.
영국은 전력생산의 70%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탄광파업은 곧 전력을 약화시켰다. 최근 40%의 전력이 마비되었다. 생산공장들은 신년벽두부터 35%의 전력절감을 통고받았다.
모든 생산업체가 이와같은 조업단축을 한달만 더 계속하면 1천만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것은 2천5백만명의 전 노동자중 40%에 이르는 숫자이다.
또 주 3일제 노동은 철강생산을 절반으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 기계산업이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것은 수출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다.
한편 영국정부는 실업수당때문에 파국에 직면해 있다. 요즘은 주당 4천만「달러」씩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 재정적인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집권당 「토리」 (보수당) 는 이미 탄광노동자들에게 16·5%의 임금인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그 비율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은 이와 같은 노동쟁의는 노동당을 골탕먹이려는 「히드」 수상의 정치극이라고 비난한다. 국민들의 노동자에 대한 험오감을 높여줌으로써 노동당이 집권할 기회를 봉쇄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히드」측근에선 최근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일도 없지 앉다.
그러나 그 근본적인 원인은「에너지」에 있다. 현대문명은「에너지」가 어떤나라의 정권도 위협할 수 있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우스꽝스러운 것은 바로 그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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