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 노리는 치기배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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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연말대목을 노리는 각종 치기배들이 곳곳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선물을 사려는 고객들로 붐비는 백화점과 상가·시장 등에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소매치기 당하는 일이 잦고 고속「버스·터미널」과 시내「버스」정류장 부근·은행 앞 등에서도 소매치기와 들치기 사고가 잇달고 있다. 그 가운데도 백화점 등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치기배들이 많아 나라 망신까지 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하오5시쯤 서울 중구 명동 C백화점 1층 양품부 앞에서「말레이지아」관광객 진용주씨(26·여)가 6천「말레이지아·달러」와 미화 8백「달러」등 2백40만여원을 소매치기 당했다.
「싱가포르」소재 남화여행사의 안내원인 진씨는 이날 하오 4시쯤 관광객 22명을 인솔하여 입국, 세종「호텔」에 여장을 푼 후 동료 5명과 함께 C백화점에「쇼핑」하려고 들렀다는 것.
진씨는 이날 22명으로부터 거둔「호텔 숙박료·시내 교통비·「파티」경비 등 현금을「핸드백」에 넣어 오른쪽 어깨에 메고 있었는데 범인은「백」의「지퍼」를 열고 현금을 털어 갔다.
진씨는 초청회사인 한국 N관광여행사에 비용을 외상으로 하기로 했으나 인솔해온 관광객이나 본국의 회사에 알리지도 못하고 애태우고 있다.
서울중부경찰서 관내에서만 12월 들어 외국인 7명이 소매치기를 당하는 등 모무 54건(피해액 1천2백50만원)의 치기사고가 있었으나 경찰은 겨우 11%에 해당하는 6건을 해결했을 뿐이다.
이 같은 치기사고는 12월 들어 동대문서 관내에서도 20건이 일어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하오 5시50분쯤 서울 동대문광장 시장에서 이연준씨(성동구 행당동 3의322)가 현금 28만원을 날치기 당했으며 10일 하오 1시35분쯤에도 광장시장에서 옷감을 고르던 기보성씨(도봉구 수유동 519의 25)가 현금 10만5천원을 소매치기 당하는 등 동대문 시장 안에서만 12월 들어 6건의 치기사고가 일어났다.「버스」정류장 부근에서의 치기사고도 늘고 있다. 지난 13일 상오 10시40분쯤 서울 중구 장충동2가「버스」정류장에서「버스」를 기다리던 허세환씨(40·관악구신림동 324의5)가 저고리 오른쪽 주머니에 넣어둔 현금 29만5천원을 소매치기 당했다.
지난 14일 하오 3시쯤 서울 상도동∼시청간 좌석「버스」안에서 재일 교포 장익상씨(47)가 상의 안주머니에 넣었던 한화 14만4천원, 일화 2만3천「엥」, 미화 2백59「달러」등을 소매치기 당했다. 장씨의 안주머니는 면도날로 찢겨져 있었다.
고속「버스·터미널」부근에서는 들치기와 날치기가 판을 친다. 지난 12일 하오 3시20분쯤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동양고속「버스」대합실에서 신길례씨(23·여·전북 고창군 부안면 송현리118)는 25세쯤 된 여자에게 현금2만원이든「핸드백」을 들치기 당했다.
범인은 전주행「버스」를 기다리는 신씨 옆에 앉아『어디까지 가느냐』고 사근사근하게 말을 붙인 뒤 의자에 놓아두었던「핸드백」을 갖고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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