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하룻 동안 3개국 돌며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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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행 기자들은 녹초>
「키신저」미 국무장관이 초인적 정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최근 그의 중동순방을 따라 섰던 기자들은 정력가「키신저」의 참모습에 두 손을 바짝 들었다고.
특히 한 수행원이『정말 죽을 지경』이라고 비명을 질렀다는 지난 16일을 예로 들면「요르단」에서 새벽 같이 일어나 해가 뜰 때까지「후세인」왕과 회담을 한 그는 아침을 먹은 뒤「레바논」으로 날아가 점심을 들고 또 한 차례의 회담을 가진 다음 다시「이스라엘」로 날아가「메이어」수상 및 각료들과 장장 7시간에 걸친 집중회담을 가졌었다.
그만하면 지칠 법도 한데「텔라비브」의「호텔」에 들자「키신저」는 기자들 방을 찾아와 또 한바탕 또렷한 눈빛으로 환담을 하다 갔다는 것.
「키신저」가 돌아간 뒤 녹초가 된 한 기자 왈『저 양반, 밤도 깊었으니 이젠 미녀를「헌팅」하여「나이트·클럽」으로 갈 시간이로구먼….』 <외신종합>

<아민 대통령 재즈춤>
숱한 기행으로「괴짜」란 별명이 붙은「우간다」의「이디·아민」대통령(48)이 얼마 전엔 이웃나라 독립기념일에 나타나 2백70「파운드」나 되는 육중한 체구를 흔들며 흥겹게 춤을 추어 다시 화제.
「케냐」독립 10주년을 기념하는「우루·데이」(자유의 날) 축제에 참석한 미국 태생의 흑인「재즈」연주가「디지·질레스피」(56)가「케냐」의 노 대통령「케냐타」를 위해 특별히 작곡한「재즈」곡『불타는 창』을 연주하는데 느닷없이「아민」대통령이「헬리콥터」로 날아와 다짜고짜로 몸을 흔들어 댔다는 것.
남미·「아프리카」의 신나는「리듬」에 애조 섞인「블루스」까지 곁들여 작곡한『불타는 창』을 1급「재즈」주자인「디지」가 연주했으니「괴짜」「아민」이 식장에 도착하자마자 몸을 흔들어 댄 것은 당연했다는 중평. <타임지>

<장관직만 31명 이동>
불원 집권 6년째를 맞는「닉슨」미 대통령은 재임중 인사이동을 많이 한 것으로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첫손을 꼽게 될 것 같다.
6년 동안 경질되지 않은 장관은 단 한사람「슐츠」가 있지만 같은 자리가 아니라 노동장관에서 재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앉은 것이므로「닉슨」행정부 출범이래 장관직을 한자리에서 누린 사람은 없는 셈이 되며, 20명 가까운 백악관 비서진도「키신저」(안보담당특별보좌관), 「페트릭·뷰캐넌」(대통령 특별고문), 「로널드·지글러」대변인 만이 유임되고 나머지는 특히「워터게이트」사건의 와중에서 주의반, 타의반으로 자리를 떠났다.
장관직만 31명의 이동이 있은「닉슨」행정부의 기록에 굳이 비교를 하자면 32대「프랭클린·D·루스벨트」를 꼽을 수 있지만「루스벨트」가 임명한 25명이란 장관숫자도 그의 임기가 3회의 장기적인 것임을 고려한다면「닉슨」과는 필적할 수 없다. 「닉슨」정부에서 가장 장관교체가 심했던 부서는 법무성으로 5명이고 다음이 중앙정보국(CIA)·연방수사국(FBI)의 각4명 순인데 콧대높은「워터게이트」특별검사를 파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무장관을 물러난「엘리어트·리처드슨」은 한 대통령 밑에서 보건·국방·재무 등 3개 장관을 고루 거친 기록을 세웠다. <외지>

<어머니 되는게 천직>
전세계 5억「가톨릭」신자의 정신적 지도자이며 월남전에서부터 소련 안의 유대인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한「간섭」을 해 오던 교황「바오로」6세가 마침내 여성 해방운동자들에게도 강한 일격을 내렸다.
「바오로」6세는「바티칸」시사법 관계자회의에서『여성들의 진짜 자유는 천직을 자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한 참석자가『천직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느냐』고 묻자『어머니가 되는 것』이라고 한 것. 「바오로」6세는 한 걸음 더 나아가『남성과 물질적 평등을 추구하는 따위의 행동』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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