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문화에의 활력소 청년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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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년들의 기성사회에 대한 저항은 세계적 현상이다. 이미 주변문화의 단계를 넘어서서 강력한 반문화로 대두된 청년들의 저항문화는 현대사회를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있다. 이 문제에 대해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는 수년 『남태평양』으로 「퓰리처」상을 받은바있는 미국의 작가 「제임즈·미치너」와의 「인터뷰」를 싣고있다. 「미치너」는 최근 청년들의 저항운동을 연구해오면서 이 방면에 3권의 저서도 내놓은 청년문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문=최근 청년들의 소란스런 저항운동을 하나의 과도적 현상으로 보는지, 아니면 현대사회에 본질적 영향을 주는 행동으로 보는지?
―결코 과도적 현상으로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청년들의 저항운동은 구애·결혼 등 생활방식·학교와의 관계·체제와의 관계 등에서 본질적 충돌을 빚고있는 것이다.
문=미국의 경우 생활방식이나 사람들의 태도가 이처럼 가속적으로 변화된 시기가 있었다고 보는가?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오늘날의 청년혁명은 정치적인 것보다는 사회·문화적 혁명이라는 점에서 이만큼 깊고 넓은 혁명은 경험하지 못했다.
나는 최근에 쓴 『생활의 질』 『표류자』 『「켄트·스테이트』 등 3권의 청년관계저서 때문인지 잠깐 살았던 「알래스카」에서만도 40가정의 부모들의 방문을 받았다. 그들은 자녀들의 행방을 모른다면서 그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원했다. 그 중에는 대학교수·의사·변호사가 있는가 하면 가게주인·주유소운영자도 있었다.
문=청년운동의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50년대 초에는 10∼I5%의 대학생과 일반지식인들만이 기성 사회의 가치 및 체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정도였으나 오늘날에 와서 이것은 대학생 전체의 문제가 됐다. 이것은 「섹스」·직업 등에 대한 태도로부터 시작하여 월남전에서 불꽃이 당겨졌고 교육혁명으로 가속됐다.
문=대학에서 이 같은 저항이 그렇게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파된 원인은?
―대학은 체제충원의 장소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여기에는 몇 가지 「미스터리」가 있다. 총학장들이 왜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행사를 못하는지가 그 첫 번째요, 교수들은 왜 그들의 고유권한이 와해되는 것을 보고만 있는지가 그 둘째며, 학생들은 또 가장 신성한 곳으로 알려진 대학 안에서 소란을 피워야한다고 생각하는지가 그 세 번째 「미스터리」다.
문=반전운동과 같은 현상에서, 월남전에 참전했던 노동자계층과 반전시위를 하는 부유층의 청년간에 계층간의 갈등이 생긴다고는 보지 않는가?
―그것은 가장 우려했던 사태의 하나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문=「엘리트」층과 구도덕을 고수하는 계층간에 적대감은 어떤가?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갖고있는 것이 명백하다. 손이 닳도록 일을 해야한다고 믿는 층과 「엘리트」로 자처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체감이 약화되어 가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청년들이 본질적으로 싫어하는 체제는 어떤 것인가?
―어떤 나라의 특정한 체제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근본적으로 이것은 아직도 세대차에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문=현대청년들의 부에 대한 태도는 어떤가? 말하자면 그들은 부 자체보다 부의 사용에 더욱 저항하는 것은 아닌지?
―확실히 그렇다. 청년들은 그들 부모들처럼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직장의 노예가 되는 것을 솔직히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보다 많은 자유를 원하는 것이다.
문=오늘날의 직업윤리에 저항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직업을 노동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더욱 인간화해야한다고 믿는다. 정신적 만족이 없이 단순한 일에 생애를 마치고 싶지 않다고 그들은 말한다.
문=청년들의 저항운동이 어떤 공헌을 한다고 보는가?
―그들의 비판이나 저항은 기성인들에게 훌륭한 생활을 항상 추구하도록 자극한다. 기성문화에 대한 청년들의 저항문화는 또 직업이나 하는 일에서 항상 의의를 찾도록 촉구하며, 기성문학의 사고체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벌써 많은 기성인들이 뜻 있는 생활을 찾고, 청년들이 부르짖는 자유를 추구하며, 그들의 철학을 청년들의 사상에 맞도록 적응하는 노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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