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복싱·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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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마닐라=노진호 특파원】농구와「프로·복싱」의 나라「필리핀」은 최근 4명의「프로·복서」가 큰 기대를 안고 한국에 원정 갔다가 모두 패하자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 충격파는 너무도 커 광적인「팬」들은 비통한 나머지「복싱」집행부의 자폭론을 들고 나오고 있으며 대부분은 이번의 참패를 계기로 그 재건책에 힘쓰라고 아우성이다.
한국에 원정하여 이 같이 물의를 일으킨「복서」들은「에디·살로마」·「콜리·살로마」형제와「리틀·갈레고」·「레이몬드·러베라」등 4명.
이 4연패의 첫 주자는 이창길의 동양「주니어·웰터」급 선수권에 도전했다가 6회에 KO당한「레이몬드·리베라」. 이「리베라」만이 자기네 나라 대통령인「마르코스」씨가『잘 싸워 꼭 다시 가져 오라』고 하면서 내준「마르코스·트로피」를 안 가져갔을 뿐 그후의 3명은 모두 그 호화스런「마르코스·트로피」를 안고 한국에 원정했던 것이다.
그러나「리베라」가 쓰러진 바로 다음날 대구에서「필리핀」의 ??? 유력하며 인기가 있는 ??? 형제들은 승전「뉴스」만을 기다리는 이곳「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먼저 형인「에디·살로마」가 한국의 홍수환과 동양「밴텀」급 선수권 결정전을 벌이다가 판정패했고, 친동생인「콜리·살로마」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동양「주니어·페더」급에 도전했다가「챔피언」인 장규철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또 그 다음날인 25일「리틀·갈레고」는 부산에서 동양「주니어·라이트」급에 도전했다가 김현치에게 패배, 3개째의「마르코스·트로피」를 뺏김으로써 한 가닥 희망을 갖고있었던 이곳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특히「살로마」형제「복서」의 패배는 더욱 큰 충격을 준 것으로서 세계적인「프로모터」이며 왕년의 세계「챔피언」이었던「플레쉬·에르롤데」의 장인이기도 한「사리엘·로페」씨는「필리핀」「프로·복싱」계는 대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비통 속에서도 이곳「팬」들은 최근 동양「플라이」급 선수권을 획득한「소크라테스·바토트」는 지난 11월18일「자카르타」에서 일본의「다까다」를 물리치고「챔피언」이 된 신장 165㎝, 올해 24세의 전형적인「파이터」.
그는「복서」였던 아버지를 뒤이어 12세 때부터「링」에 올라 현재 41전35승(24KO) 4무2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내년 3월 WBA「플라이」급「챔피언」인 태국의「차차이·치오노이」와 세계선수권을 벌이기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필리핀」국민들은 한국원정의 큰 실망 속에서도『오늘은 동양, 내일은 세계』라는 기대 속에 이「바토토」선수의 일거일동작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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