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상황 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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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안양=이순동】뺑소니 운전사를 검거한 경찰이 사고당시의 상황을 조작, 피해자의 과실로 인한 사건으로 처리하여 운전사를 풀어줬다.
지난달 30일 안양경찰서는 서울 영등포구 공항동「에어포트·호텔」사장 정해룡씨(38)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달 27일 하오6시40분쯤 안양시 비산동82 경수고속화도로에서 서울0가2211호「무스탕」승용차를 직접 운전, 시속 1백㎞로 달리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임재화양(17· 조산동530)을 치어 차에 싣고 달아났다.
정씨는 이때 임양의 친구 김종현양(17) 등 2명도 함께 차에 태워 서울까지가 영등포동2가54 영일병원에 임양을 입원시키고 사고발생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다른 목격자의 사고발생신고를 받은 안양경찰서는 4일 동안 수사한 끝에 정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 조사에서『시속 1백㎞로 질주, 25m의「스키드·마크」가 있었다』고 밝혀냈으나 정씨의 진술조서작성에서는『시속 20㎞로 달렸으며 피해자의 과실로 인한 사고』라고 조작, 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정씨가 임양을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했으므로 뺑소니 친 것이 아니며 교통사고발생 신고의무를 위반했을 뿐이므로 불구속 입건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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