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의 겨울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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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온실이 없는 대부분의 집에서는 온돌·마룻방 혹은 마당을 파서 만든 간이온실 속에 화초를 보호하고 있다. 앞으로 2∼3개월 계속될 겨울동안 실수 없이 화초들을 기르기 위해 주의할 점들을 모아본다.
▲온돌에서 기를 때=온돌은 일반적으로 건조하기 쉽고 방바닥과 내부공기의 온도차이가 심한게 흠이다. 특히 밤에는 이부자리들이 방바닥의 열을 차단, 방안기온이 갑자기 내려간다.
군자란·동백·「포인세티아」·영산홍·고무나무·선인장 등 보통 일반가정에서 많이 기르는 화초들은 온돌에서도 넉넉히 겨울을 날수 있으나 온돌의 결점들에 늘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우선 건초를 막도록 1주일에 한번씩은 흠뻑 물을 준다. 방바닥에 물이 흘러내리는 지저분함을 막기 위해 화분 밑에 접시를 받히거나 화분들을 방 한쪽으로 모아서 가마니·「비닐」을 깔아주도록 한다. 물은 줄 때 뿌리가 다 적셔지도록 흠뻑 주어야지 겉에만 주고 말면 뿌리가 말라 죽게된다.
외풍이 유난히 세고 밤에 기온이 급강하하는 방에서는 큰「비닐」보자기를 준비했다가 화분들을 밤 동안 덮어 주도록 한다.
다음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신선한 공기와 햇볕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햇살이 드는 창가에 낮 시간 동안 놔두고 또 늘 화초에 직접 찬바람이 닿지 않게 조심하며 방을 환기시킨다. 사람이 기거하는 온돌에서는 먼지가 화초에 많이 앉게 되므로「가제」나 솜에 물을 묻혀 잎의 표면을 닦아줘야 한다. 영산홍 등 잎이 자자른 것은 물 줄 때 부엌이나 목욕탕 등 춥지 않은 곳에서 잎에 물을 뿌려 먼지를 닦아내고 물기를 말려 제자리에 둔다. 이때 얼지 않게 조심해야한다.
▲마룻방에서 키울 때=마루 안에는 대부분 가정에서 난로를 피워 추위를 막는데 화초는 연탄·석유의「개스」에 매우 약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석유가 탈 때의「개스」에는 더 약하므로 연통이 안 붙은 석유곤로는 피하는게 좋다. 화초가 추울까봐 난로 옆에 두는 것도 금물이며 최소한 1m는 떨어진 곳에 둬야 한다.
난로를 피우는 마룻방의 경우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바닥기온은 아주 낮은 경우가 많으므로 아주 바닥보다는 조금 높은 곳을 만들어 화분을 놓는 것이 이상적이다.
보통 3평정도 마루라면 19공탄 2개를 피우는 난로로 겨울을 날 수 있다. 온도계를 걸어두고 섭씨 10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게 돌봐준다.
▲간이온실에서 기를 때=땅을 30∼40㎝로 파고「비닐」과 가마니로 덮어주는 간이온실에서는 환기와 습도가 문제가 된다. 물을 많이 주면 습기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썩기 쉽고 반대로 물을 안 주면 말라죽게 된다. 땅속 자체의 습도가 있으므로 물은 두 주일에 한번 정도 주면 충분하다.
환기를 위해서는「비닐」한쪽을 조금 뚫어 주거나 햇빛이 잘 비치는 따뜻한 날「비닐」을 1시간쯤 열어주거나 한다.
한낮의 4∼5시간을 제외하고는 가마니로 단단히 덮어준다. 이렇게 해주면 바깥기온이 영하 10도로 내려가더라도 간이온실 속은 영상5도를 유지할 수 있다. <윤징오(원예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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